풀리지 않는 씨티은행 노사갈등

입력 2017-06-25 20:40

한국씨티은행 노사 갈등이 풀리지 않고 있다. 사측은 디지털 기반 구축과 소비자금융전략 일환으로 대규모 점포 축소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고, 노조는 은행 존립과 고객 불편을 근거로 맞서고 있다.

갈등은 지난 3월 사측이 기존 영업점의 80%를 줄이겠다고 발표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반발한 노조는 성명을 내고 쟁의 행위를 하면서 사측의 부당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사측은 점포 문제에 대해선 경영진 소관이라 노조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고 쟁의 행위 또한 불법이라고 판단해 원만한 합의점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내달 초부터 소비자금융영업점 216개를 25개점으로 통폐합 한다.

이 과정에서 인원 감축이나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없애 고용을 보장하겠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박진회 씨티은행장도 지난 15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영업점 통폐합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는 일반 직원이 아닌 파견 근로자들의 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사측 의견을 묵살하고 있다. 폐점 직원들은 추후 고객가치센터나 고객집중센터로 갈 수 있지만, 기존에 근무하고 있던 파견 근로자들은 그 순간 직장을 잃게 된다는 주장이다.

점포는 내달 7일 6군데가 우선 문을 닫을 예정이다. 노조에 따르면 현재 이직이 확정된 직원이 있는가 하면 아닌 직원도 있다. 이직에 실패한 직원들은 자포자기 심정으로 콜 센터에라도 들어갈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콜 센터에 숙련된 직원을 배치해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반면 노조는 해당 직원들이 상실감에 고객 응대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는 이달 말까지 집중 교섭을 벌이고 어떻게든 폐점을 막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필요 시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노조 관계자는 “7∼8월중에 대부분 점포가 폐점이 될 것”이라며 “사측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달려있지만 해결점을 찾기란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계속해서 쟁의하고 파업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측도 협상에 적극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점포 축소계획이 변경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교섭 결과를 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사측은 지난 19일 자사의 새로운 금융플랫폼인 씨티 NEW(뉴) 인터넷뱅킹을 선보였다가 서비스 접속이 지연되는 등 불편을 초래해 고객 불만을 샀다.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고 모든 기기에서 호환이 된다는 장점을 내세웠지만 시행 첫 날부터 오류를 범해 민원이 빗발쳤다. 사측은 뒤늦게 조치 방법을 게시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시행 첫 날 오전에 잠깐 중단됐고 간헐적 지연이 있었다. 윈도 운영체제가 구 버전이면 그런 문제가 발생 한다”며 “버전을 업그레이드 해달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