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오는 태국 계란, 가격 진정시킬까

입력 2017-06-21 18:16 수정 2017-06-21 21:33
농림축산검역본부 직원들이 21일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태국산 계란 샘플을 검수하고 있다. 정부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계란값이 폭등하자 수입을 추진해 왔다. 이번에 항공편으로 들어온 계란 2160개는 검역에 필요한 샘플이다. 인천공항=윤성호 기자

시판용 태국산 계란이 22일 국내에 들어온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로 급등하고 있는 계란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다. 다만 수입량이 적어 소비자들의 체감 효과가 얼마나 될지 미지수다. 가뭄으로 공급량이 줄어든 양파 가격도 당분간 고공비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검역을 위한 태국산 계란 샘플이 21일 인천공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시중 판매용 계란은 배편으로 22일 부산항에 들어온다. 정부는 지난겨울 사상 최악의 AI로 계란 가격이 폭등하자 처음으로 미국산 계란을 수입했었다. 미국산 계란은 현지에서 AI가 발생해 수입하기 어려운 상태다. 정부는 진정세였던 AI가 최근 재발하면서 계란 수급이 다시 불안정해지자 태국산 계란 수입을 추진해 왔다.

이번에 들어오는 태국산 계란의 물량은 1주일에 200만여개 정도다. 국내의 계란 소비량이 하루 평균 3000만∼4000만개인 점을 감안하면 수급 불안을 해소하기에 역부족이다. 수입 계란은 수도권 일대의 소규모 제빵업체나 식당 등에 대부분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양은 많지 않지만 태국산 계란이 개당 100원 안팎이기 때문에 시중에 유통되면 계란 가격 상승세를 어느 정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필요할 경우 덴마크 등으로 계란 수입국을 다변화하겠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가뭄으로 양파 수급 불안도 불거지고 있다.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배추와 마늘 등은 공급량이 충분하거나 평년 생산량보다 많은 상황이다. 문제는 양파다. 양파 공급량은 평년보다 5만t가량 부족하다. 박범수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마늘과 양파는 6월 말까지 수확기인데 마늘은 다 자라서 거둬 놓은 반면, 양파는 가뭄 때문에 수확이 늦어졌다. 기온이 빠르게 올라가면서 생육이 멈춰버려 피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장 수급 안정을 위한 수단도 많지 않다. 정부는 비정상적인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 ‘저율관세할당(TRQ) 물량’을 푸는 방법도 검토할 방침이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