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폐지는 포퓰리즘” 외고와 공동대응 움직임도

입력 2017-06-21 18:12
오세목 서울자율형사립고연합회장(앞줄 오른쪽 두 번째) 등 서울시내 23개 자사고 교장들이 21일 서울 중구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에서 자사고 폐지정책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문재인정부와 진보성향 교육감들의 협공으로 폐지 위기에 몰린 자율형사립고와 외국어고가 반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자사고 교장들은 법적 대응 가능성을 열어놨으며, 일부에선 자사고와 외고 공동 대응을 모색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경쟁위주 교육에서 탈피하려는 새 정부와 다양성·수월성을 추구하는 자사고, 외고 지지 세력이 정면충돌하는 모습이다.

서울지역 자율형사립고 연합회는 21일 서울 중구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사고 폐지 정책은 진영논리에 입각한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며 자사고 폐지 정책을 예고한 새 정부와 진보성향 교육감들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교장들은 “추첨과 인성 면접으로 이뤄지는 서울 자사고 전형에는 사교육 유발 요소가 전혀 없다”며 “현 정부가 자사고 폐지를 위해 내세우는 논리는 전혀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사고 폐지 주장에 대해 ‘하향평준화’ ‘강남학군 부활’ ‘지역격차 확대’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문고 세화여고 장훈고 등 자사고 3곳에 대한 재지정 여부가 28일 발표될 예정이어서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오세목(중동교 교장) 연합회 회장은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독단적으로 획일적 평등교육을 몰아붙인다면 손해배상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과 조 교육감은 단 한번도 관련 당사자들과 협의한 적이 없다”면서 “이른 시일 내에 교육감과의 면담이 이뤄지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자율형 사립고 학부모연합회는 22일 이화여고에서 자사고·외고 폐지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26일엔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외고 학부모들과 공동으로 집회를 열 예정이다.

외고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전국외국어고등학교 교장협의회는 22일 서울에서 대책회의를 갖기로 하고, 전국 31개 외고 교장에게 참석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서울지역 외고들은 지난 19일부터 외고 폐지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외고 동문회 등에도 반발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이도경 신재희 기자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