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 청문회를 앞두고 부동산 시장이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외고·자사고 폐지와 수능·내신 절대평가 전환 등 김 후보자가 평소 강조하던 정책에 따라 뜨고 지는 지역이 극명히 나뉘기 때문이다. 강남 8학군이 부활할 것이라는 의견과 강남권의 인기가 식을 수 있다는 전망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김 후보자의 소신대로 외고·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될 경우 강남권 부동산 수요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광역 단위 선발로 거주지와 상관없이 지원자를 모집했던 자사고와 외고가 일반고로 전환되면 해당 지역의 학생만 선발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21일 “특목고가 폐지될 경우 자녀를 강남 등에 위치한 명문 고등학교에 입학시키려는 학부모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비싼 아파트 대신 빌라를 사거나 전세·월세 수요가 폭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서울 상계동이나 목동 등 학원이 몰려 있는 지역의 교육인구가 강남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올 하반기 강남 재건축으로 인한 이주민이 몰리면서 전세난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올해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에서 이주하는 인원은 총 1만6000여 가구로 추정된다. 다만 멸실가구 수에 비해 입주 가능한 공급물량 수는 턱없이 적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강남 4구 입주물량은 9567가구에 그친다. 재건축 이주민과 ‘맹모’ 간의 치열한 집 구하기 전쟁이 벌어질 수 있는 셈이다. 일부에서는 강남 8학군 지원을 위해 위장전입을 하는 학부모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면 교육 중심지로서의 강남의 아성이 무너질 수 있다는 입장도 여전하다. 수능과 내신이 절대평가로 바뀌면 굳이 대치동 학원가로 갈 필요가 없어져 강남 이전 수요가 줄어들 수 있어서다. 학군과 학원가로 집값 상승을 이룬 대치동의 가격은 떨어지고, 자연환경이나 교통 여건이 양호한 반포·잠실 등은 아성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글=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삽화=공희정 기자
[비즈카페] 특목고 폐지설에… 부동산 들썩
입력 2017-06-22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