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의 리허설 격인 6월 모의평가에서 국어와 수학이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는 1등급 인원이 지난해 수능보다 74% 늘었다. 출제 당국이 영어 절대평가 전환으로 전반적인 수능 변별력 하락을 우려해 국어와 수학 난도를 높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입시 전문가들은 남은 기간 국어와 수학 학습에 초점을 맞추되 영어 학습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 1일 시행된 수능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평가원이 주관하는 6월과 9월 모의평가는 실제 수능의 난이도와 출제 경향을 파악하는 데 활용되는 시험이다.
국어와 수학이 예년보다 어려웠다는 점이 특징이다. 국어는 지난해 문·이과 통합형으로 바뀐 뒤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 6월 모의평가는 더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43점으로 나타났다. 매우 어려웠던 것으로 평가되는 지난해 수능 표준점수 최고점이 139점이었는데 4점 상승했다. 143점은 최근 13년 수능 가운데 최고치다. 시험이 어려울수록 표준점수 최고점은 올라간다. 국어 1등급 구분점수는 133점이었다. 표준점수 최고점과 무려 10점 차이가 났다. 1등급 내에서도 상당히 변별력이 있었다는 얘기다.
지난해 수능에서 이과생이 주로 치르는 수학 가형 표준점수 최고점은 130점, 문과생이 보는 수학 나형은 137점이었다. 이번 모의평가에서 가형은 8점, 수학 나형은 1점 상승했다. 특히 수학 나형은 지난해 수능이 어렵게 출제됐는데 이보다 더 어렵게 나온 것이다.
영어 점수가 수능과 대입에 미치는 영향력은 하락했다. 영어 90점 이상으로 1등급을 받은 인원은 4만2183명(8.08%)이다. 지난해 수능(4.42%·2만4244명)보다 73.9%(1만7939명)나 증가했다.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모집인원은 7만명 수준이다. 모집인원의 60%가량이 영어 1등급이다. 수도권으로 범위를 넓히면 모집인원이 11만7000여명으로 늘어난다. 영어 1, 2등급 인원 11만6551명과 비슷한 수치다. 중상위권 대학에선 영어 점수가 사실상 무의미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수시에서 수능 최저등급을 충족하려면 영어 학습에 손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서울대 정시에서 영어 70점을 맞고도 국어 1문항만 더 맞으면 영어 100점 학생을 추월할 만큼 영어 영향력은 하락했다”며 “문과에선 국어 수학 탐구 모든 과목에서 변별력이 올라갔고, 이과도 국어 수학 변별력이 높아졌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수험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이도경 신재희 기자 yido@kmib.co.kr
모의평가 영어 변별력 ‘뚝’… 국어·수학 난이도↑
입력 2017-06-21 18:10 수정 2017-06-21 2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