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0일 자율형사립고와 외국어고 존폐 여부에 대해 확답을 피했다.
조 교육감은 다음달 1일 취임 3주년을 앞두고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사고나 외고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정책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며 “새로운 교육부 장관 취임에 따른 새로운 방침이 정해지면 교육청 정책도 재정립해야 하지 않을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 발표한 정책제안집에서 “일반고와 자율고, 특목고 간의 수직적 고교 서열화 현상이 고착화되고 특목고, 자사고 진학을 위한 사교육 성행과 일부의 특권의식으로 인한 사회적 위화감이 심화되고 있다”며 외고, 자사고 폐지 방침을 시사했다. 그러나 “새 교육부 장관과 새 정부 정책의 기조를 일단 지켜보겠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최근 학부모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추이를 좀 더 관망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교육청은 28일 서울외고 세화여고 영훈국제중 등 학교 5곳의 운영성과 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외고·자사고 폐지에 대한 입장도 밝힐 예정이다.
제안집에는 49가지 정책 제안과 법령·지침 개정,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분야별 개선과제 43가지 등 모두 92가지 요구사항이 담겨 있다. 국공립 유치원 확대 및 유아기 출발선 평등 실현, 혁신학교 전국적 확대, 자유학기제 확대, 초·중·고 문예체 교육 강화 등이 포함됐다. 또 시·도교육청으로 초·중등 교육 권한을 이양하고,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면서 9등급 분류를 5등급으로 단순화할 것도 제안했다. 특별교부금과 교장공모제 개선도 주장했다.
조 교육감은 “지방자치기관이 정부에 내놓은 최초의 종합 정책제안서”라며 “정부와 교육청은 국민을 위한 ‘교육 대협치’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자사고·외고 존폐 일단 더 지켜볼 것”… 조희연 서울교육감, 입장 유보
입력 2017-06-20 18:22 수정 2017-06-20 2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