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1기 내각인선 성적 前정부 비해 ‘양호’

입력 2017-06-20 18:22 수정 2017-06-20 21:44

문재인정부 1기 내각 인사를 둘러싼 국회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장관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이후 이명박·박근혜정부 1기 내각 구성 전례와 비교하면 인선 속도와 논란은 양호한 수준이다. 다만 촛불 민심이 요구하는 높은 도덕성을 남은 인선 과정에서 충족시키는 것이 중요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출범 42일째인 20일 기준 문재인정부 내각은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6명을 임명했다. 9개 부처 장관 후보자들은 국회의 인사청문회 절차를 앞두고 있다. 법무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등 3개 부처 장관은 아직 후보자가 없다. 낙마는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1명이다.

박근혜정부는 출범 52일째가 돼서야 1기 내각 임명을 마무리했다. 두 달여의 인수위 기간을 포함하면 119일(당선일 포함)이 걸렸다. 낙마자도 속출했다. 1호 인사로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를 지명했지만 아들 병역 및 부동산 투기 의혹 등으로 5일 만에 자진사퇴했다. 당선인 신분으로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협의해 지명했던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총리급)도 특정업무경비 사적 유용 의혹으로 사퇴했다. 장관으로는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했다. ‘인사 참사’ 지적이 나오자 박 전 대통령은 국회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과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등 2명의 임명을 강행했다. 차관급에서도 김학의 법무부 차관 내정자,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등이 줄줄이 낙마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 여파로 취임 한 달 만에 지지율이 50% 이하로 추락했다.

이명박정부는 출범 18일째, 당선 85일째 1기 내각 인선을 끝냈다. 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자, 남주홍 통일부 장관 후보자, 박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자 등 3명이 모두 사퇴했다.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모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간에 1기 내각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인수위가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인선 속도는 늦지 않은 편이다. 문제는 안경환 전 후보자 낙마에서 보듯 지지층이 요구하는 높은 도덕성·청렴성 기준이다. 남은 인선의 최대 과제로 꼽힌다.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제도는 노무현정부 임기 중반인 2005년 7월부터 도입됐다. 노무현정부는 출범 당시 이 제도가 없던 탓에 취임 3일째 18개 부처 각료 인사를 단행했고, 출범 10일째 1기 내각을 구성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