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양국관계 주요 장애물 아직 제거 안돼”

입력 2017-06-20 18:21 수정 2017-06-20 21:31
임성남(오른쪽) 외교부 1차관이 20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8차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에 참석해 장예쑤이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과 양국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베이징공동취재단

문재인정부 들어 한·중 간 첫 차관급 전략대화가 2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다.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는 지난해 2월 서울에서 열린 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문제로 일정을 잡지 못하다 16개월 만에 재개된 것이다.

장예쑤이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은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임성남 외교부 1차관과 만나 모두발언을 통해 “한·중 관계를 제약하는 주요한 장애물이 아직 제거되지 못하고 한반도 지역 정세가 여전히 복잡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측은 소통을 강화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잘 모색해 한·중 관계를 건강한 발전 궤도로 되돌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직접 거론은 하지 않았지만 한국이 사드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중국의 기존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중국의 사드 경제 보복 조치가 철회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지만 중국의 입장 변화는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한국 측이 사드와 관련해 정치적인 의사와 결단을 보여주고 중국 측과 함께 유관 문제를 적절히 해결하고 양국 관계를 이른 시일 내에 개선하고 발전시키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장 부부장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양국 정상은 전화 통화와 특사 파견 등 한·중 관계 개선과 발전을 중요시하는 적극적인 메시지를 교환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현재 한·중 관계는 중요한 단계에 있다”며 “임 차관의 방중은 아주 중요하고 시기적절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임 차관은 “좋은 시작은 성공의 반이라는 중국 말이 있다”면서 “문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앞으로 한·중 관계를 더 중시하고 한·중 간 실질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강조한 바 있다”고 화답했다.

한국 외교부는 전략대화가 끝난 뒤 보도자료를 통해 다음 달 7∼8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한·중 정상 간 첫 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양측이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드 문제와 관련해서는 “장 부부장은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고, 임 차관은 양국 간 경제·문화·인적교류 분야 협력에 있어서 어려움이 해소돼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날 오전 임 차관은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예방해 양국 간 주요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