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진상규명 시작돼야” 유가족, 책임자 처벌 요구

입력 2017-06-20 18:26 수정 2017-06-20 21:36
고(故) 백남기씨의 딸 백도라지씨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을 방문해 ‘병사’에서 ‘외인사’로 수정된 사망진단서를 발급받고 있다. 뉴시스

시위 중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고(故) 백남기씨의 유족들이 고인 사망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서창석(56) 서울대병원 원장은 유가족을 만나 사과의 뜻을 전했다.

백씨의 딸 백도라지(35)씨 등 유가족과 백남기투쟁본부는 2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을 사망에 이르게 한 국가폭력과 사인 조작 시도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백도라지씨는 경찰의 ‘원격사과’를 비판했다. 그는 “이철성 경찰청장 사과를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다”며 “사과를 하려면 당사자를 찾아와서 해야지 자기네 사무실에서 사과를 발표하는 것이 무슨 경우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개인의 영달과 안위를 위해서 막무가내 사과를 한 게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든다”며 “왜 태도를 바꿨는지, 무슨 사과가 1년7개월이나 걸렸는지 해명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백도라지씨와 아내 박경숙(64)씨는 서울대학병원 본관을 방문해 ‘병사(病死)’에서 ‘외인사(外因死)’로 수정된 사망진단서를 발급받았다. 유족들은 사망진단서 발급 전에 김연수(54) 진료부원장 등과 면담을 하기도 했다. 서 원장은 이 자리에 예고 없이 참석해 “그간 심려를 끼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새로운 사망진단서를 통해 그동안 미뤄왔던 백 농민의 사망신고를 진행할 계획이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