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개혁교회(Reformed churches) 중 보수 성향이 강한 분파인 해방파(Liberated) 총회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목사 장로 집사에 대한 여성 안수를 허용했다.
해방파 총회는 원래 같은 뿌리였던 네덜란드개혁교회(NRC) 교단과 통합하는 과정에서 신학적 논의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 NRC가 여성에 대한 장립집사(안수집사)를 허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해방파 총회는 1886년 시작된 또 다른 네덜란드개혁교회(RCN)에 뿌리를 두고 있다. 교단은 1892년 신학자이자 총리를 지낸 아브라함 카이퍼의 지도 아래 급성장했으나 1944년 이른바 ‘유아세례의 추정적 중생론(자녀들이 선택됐다는 추정 아래 유아세례를 준다는 주장)’을 거부하면서 분리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해방파 총회는 네덜란드 개혁교회 중에서도 보수적 신학을 견지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과 자매관계에 있다. 해방파 총회가 이번에 여성 안수를 허용한 것과 달리 예장고신은 아직 여성 안수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해방파 총회는 여성 안수와 관련해 오랫동안 신학적 고찰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총회에서도 자매관계에 있는 전 세계 개혁교회의 사절단을 초청해 여성 안수에 대한 견해를 청취했다. 한국에서는 유해무 고려신학대학원(교의학) 교수가 초청됐다. 유 교수는 성경적 관점에서 여성 안수를 허락하지 않는 이유 등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려신학대학원 외래교수인 임경근(용인 다우리교회) 목사는 “해방파 총회의 여성 안수는 교단 통합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결정된 사안”이라며 “네덜란드 개혁교회들은 사회 변화 등 상황에 따라 성경해석을 달리하고 있는데 여성 안수 허용도 이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해방파 총회에는 300여 교회, 12만명의 신자들이 소속돼 있다. 개혁교회는 종교개혁자 장 칼뱅과 존 낙스, 츠빙글리의 신앙 노선을 추구한다. 네덜란드 개혁교회의 경우 칼뱅주의에 뿌리를 두면서 벨직 신앙고백, 하이델베르크 신앙고백, 도르트 신경 등을 주된 신앙고백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네덜란드 개혁교회 해방파, 여성 안수 허용키로… 자매 교단 예장고신에 영향줄까
입력 2017-06-21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