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하는 ‘라 마시아’… 이승우, 떠나나

입력 2017-06-21 00:01 수정 2017-06-21 05:40

2012년 11월 25일 스페인 발렌시아의 시우다드 데 발렌시아에서 열린 FC 바르셀로나와 레반테 UD의 2012-2013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정규리그 경기. 바르셀로나 선수 11명은 모두 ‘라 마시아(La Masia)’ 출신이었다. 스페인어로 ‘농장’이란 뜻의 라 마시아는 리오넬 메시 등을 길러낸 바르셀로나 유소년 육성 시스템이다. 바르셀로나는 라 마시아 덕분에 세계 최고 클럽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라 마시아는 위기를 맞고 있다.

요한 크루이프가 바르셀로나에 남긴 유산인 라 마시아는 2000년대 중반부터 결실을 맺었다. 메시를 비롯해 사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헤라르드 피케, 카를레스 푸욜, 세르히오 부스케츠 등 라 마시아가 배출한 선수들은 우승컵을 대거 수집하며 축구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하지만 최근 라 마시아 유망주들은 바르셀로나를 떠나고 있다. 현재 바르셀로나 1군 선수들이 ‘넘을 수 없는 장벽’이기 때문이다. 라 마시아 유망주들은 승격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다른 클럽으로 이적하기를 원한다. 라 마시아 출신으로 이적해 성공한 대표적 선수는 인터 밀란의 마우로 이카르디다. 그는 2011년 1월 바르셀로나 후베닐A를 떠나 삼프도리아를 거쳐 인터 밀란(이상 이탈리아)으로 이적해 정상급 공격수로 성장했다.

바르셀로나가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받은 징계도 라 마시아의 몰락에 영향을 미쳤다. 바르셀로나는 2014년 18세 미만 선수들의 해외 이적을 금지하는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FIFA로부터 1년 간 선수 영입금지 징계를 받았다. 징계 대상자로 지목된 유소년들은 공식 경기에 출전할 수 없었다. 그러자 바르셀로나 후베닐에서 뛰던 많은 선수들이 라 마시아를 떠났다.

이런 상황에서 라 마시아 출신인 이승우(19·바르셀로나 후베닐A·사진)의 선택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승우는 오는 26일 스페인으로 돌아가 에이전트와 이적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이승우에게 러브콜을 보낸 구단은 독일 분데스리가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등 4개 구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우는 백승호(20)가 몸담은 바르셀로나B로 올라가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승우가 활약할 팀은 이르면 이달 말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