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은 천지창조부터 인간의 타락과 회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예언까지 담고 있는 말씀의 보고(寶庫)이자 지혜의 원천이다. 하지만 2017년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구약은 구식이라는 느낌이 든다. 수천년 전 기록된 말씀이 지금의 나에게 어떻게 역사하고 있을까. 영국 브리스톨 트리니티칼리지에서 구약학을 가르쳤던 저자는 이 책에서 구약이 신앙인들에게 왜 필요한지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모두 14개의 소주제로 구성된 책은 일종의 ‘구약 사용 설명서’다. 7장 ‘역사의 일직선을 따라가라’(82쪽)를 펴보자. 이 장에선 ‘말라기와 마태복음’을 나란히 배치한다. “말라기는 예수님이 오시기 400년 전 혹은 그 즈음에 활동했다. 말라기서 바로 다음에 나오는 책이 마태복음이다. 말라기는 주님의 길을 예비하는 자에 대해 예언했고 마태는 주의 길을 예비하는 자가 세례 요한이었다고 말한다. 이것은 일체의 변형 없이 뻗어가는 역사의 일직선이다.” 이 책은 구약과 신약을 넘나들며 성경이 결국은 하나의 말씀, 하나님의 위대한 구속사를 완성하기 위한 시작이자 과정이라는 점을 반복해 강조하고 있다.
한편 책은 ‘오래된 구약성경’을 소개하고 있지만 접근법만큼은 ‘신식’이다. 책의 구석구석에는 ‘주의사항’과 ‘기억할 사항’ ‘생각할 사항’과 ‘관심 가져야 할 사항’들이 표시돼 있어 읽기 편하다. 생전에 BST(Bible Speaks Today) 주석 구약 책임편집자를 지냈을 정도로 가르치고 설명하는 데 탁월했던 저자의 노하우가 한권의 책에 담겨 있는 듯하다. 원래의 제목이 ‘구약성경을 사랑하는 기독교인들을 위한 가이드북’인 것만 봐도 이 책은 학술서적과는 거리가 멀다. 책은 시종 이 원칙을 지키고 있다.
하경택 장로회신학대 구약학 교수는 “구약성경의 진수와 의미를 깨닫게 함과 동시에 구약성경 각 부분에 있는 말씀의 풍성함을 누리게 한다. 그리고 마침내 독자들이 구약성경을 사랑하게 만든다”고 이 책을 소개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말씀의 보고’ 구약 사용 설명서
입력 2017-06-22 0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