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블 디토를 처음 만들었을 때 이렇게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죠. 하지만 이제는 10년 뒤 20주년을 목표로 나아가겠습니다.”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주축이 된 앙상블 디토가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클래식계 아이돌’로 불리는 디토를 만든 정재옥(53·사진) 크레디아 대표가 19일 서울 서초구 심산아트홀에서 열린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매년 이맘때 열리는 기자간담회에서 늘 구석에 서있던 그는 이날 직접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우리나라 클래식 시장은 스타 솔리스트와 유명 오케스트라의 공연만 잘됐다”면서 “용재를 만나면서 실내악을 활성화시키겠다는 꿈을 실현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크레디아는 한국의 대표적인 클래식음악 전문 공연기획사다.
그는 2003년 미국 줄리어드 음대 강효 교수가 이끄는 실내악단 세종 솔로이스트 내한공연 당시 멤버였던 용재 오닐을 처음 소개받았다. 용재 오닐의 음악적 재능을 높이 산 데다 미국에 입양된 미혼모 엄마를 둔 기구한 개인사 등이 안타까워 국내 매니지먼트를 맡게 됐다. 2004년과 2005년 단독 리사이틀을 여는 동안 용재 오닐은 개인사가 TV를 통해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탔다.
그는 “비올라가 독주악기로서 다소 제한이 있는 만큼 용재가 다른 좋은 연주자들과 실내악 팀을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다”면서 “실내악에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던 용재 역시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앙상블 디토가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앙상블 디토는 국내외에서 활약하는 젊은 한국계 혹은 친한파 남성 연주자로 구성된 프로젝트 팀이다. 음악감독을 맡은 용재 오닐을 제외하고 나머지 멤버들은 매년 조금씩 바뀐다.
그는 “10년 전 국내 클래식계 분위기는 근엄해서 홍보나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격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앙상블 디토에 대해 처음엔 호의적이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앙상블 디토의 첫 공연 티켓이 매진되고 젊은 관객의 열정적인 반응을 접했을 때 길게 갈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밝혔다.
올해 디토 페스티벌은 7월 4일까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쳐진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창립 10돌 맞은 앙상블 ‘디토’ 정재옥 크레디아 대표 “실내악 활성화의 꿈 계속 키워갈 것”
입력 2017-06-19 1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