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소폭 하락했다는 조사 결과가 19일 나왔다.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낙마를 비롯한 인사 난맥과 청와대의 ‘고압적 자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12∼16일 전국 유권자 253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1.9% 포인트)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도는 전주 대비 3.3% 포인트 하락한 75.6%를 기록했다. 지난달 취임 후 첫 지지도 조사(81.6%)와 비교하면 6.0% 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안 전 후보자 사퇴 당일인 지난 16일 일간 지지도는 72.1%로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호남 지역의 문 대통령 지지도는 지난주(92.3%) 대비 8.1% 포인트 내린 84.2%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지지율 하락세가 고착화될 수 있으므로 청와대의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취임 이후 상당히 낮은 자세로 국민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문 대통령이 이번 주에는 사실상 처음으로 갈등 상황을 노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 전 후보자 관련 논란이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임명 과정에서 청와대가 ‘국회 인사청문회는 참고용’이라고 하는 등 취임 초기와 다른 모습을 보인 것이 지지도 하락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현재처럼 강 대 강 대결 구도를 이어가면 지지도가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특정 인사와 관련한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소폭 등락을 거듭하는 파동 형태를 그리겠지만 인사 난맥이 장기화돼 인사 전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커지면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문재인정부는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는 데다 탄핵을 기점으로 뭉친 중도층의 결집력도 크지 않아 세밀한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여당 내부에서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도부의 한 핵심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율이 한 자릿수까지 내려올 때 100일도 걸리지 않았다는 점을 복기해야 한다”며 “안 전 후보자 사퇴 시점에 드러난 일간 지지율 최저치와 호남 지지율 하락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리얼미터가 지난 16일 전국 유권자 506명을 상대로 ‘개성공단 재가동 여부’ 의견을 설문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4.4% 포인트)에서는 응답자의 49.4%가 ‘재가동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文 대통령 지지도 75.6%… “인사난맥 장기화땐 추가하락”
입력 2017-06-19 18:14 수정 2017-06-19 2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