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있는 공무원 돼 달라” 도종환 문체부 장관 취임

입력 2017-06-19 20:52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9일 세종 정부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그는 권위주의를 탈피하는 차원에서 연단에 오르지 않았다. 뉴시스

도종환(63)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9일 문체부 직원들에게 “영혼이 있는 공무원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도 장관은 세종 정부청사에서 가진 취임식에서 “‘공무원이 무슨 영혼이 있느냐’라는 말은 하지 말라. 여러분의 사유 감수성 상상력 행동이 그대로 문화예술인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 부탁에 앞서 “배제리스트가 한창일 때 제가 받은 유일한 지시는 ‘어떻게 배제할 것인가’였다. 문학 연극 음악 활성화 방안 마련 지시는 한 번도 없었다”는 블랙리스트 관련 문체부 직원의 법정 발언을 인용한 뒤 “부당한 명령을 내리지 않겠다”며 “제 일은 여러분 안에 있는 영혼의 촛불이 환하게 드러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라고 했다.

도 장관은 이어 문화예술인과의 소통과 그들의 창작권 보장을 강조했다. 그는 “문화예술인 체육인 관광인들과 만나 그들과 소통하고 현장에 자주 가라”며 “그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것이고 그들이 만들어 내는 예술과 그들이 보여주는 체육의 능력이 국민들에게 삶의 활력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문화예술인들의 문화자유권 문화창작권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면서 이번 주 중 박근혜 정부에서 작성된 문체부 블랙리스트와 관련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할 계획도 밝혔다. 그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준비와 관광, 콘텐츠 등 중요성도 강조했다.

‘접시꽃 당신’의 시인인 도 장관은 영국 작가 러디어드 키플링의 시 ‘만일’ 낭독으로 취임사를 마무리했다. ‘만일’에는 “만일 모든 사람이 너를 의심할 때 너 자신은 스스로를 신뢰할 수 있다면… 그렇다면 세상은 너의 것”이라는 시구가 포함돼 있다. 취임식에 참석한 직원 600여명은 도 장관의 취임사에 “감동적이다” “힘이 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