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 달구는 전기상용차… 생산·연구·주행 3박자 갖춘다

입력 2017-06-20 21:15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 1월 미국 방문 기간에 전기자동차 세계 1위 기업인 테슬라를 찾아 전기자동차를 시승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지능형자동차부품시험장 안에 르노 대구 차량시험센터가 들어설 위치가 표시된 조감도. 대구시 제공
컬러풀대구페스티벌 기간 중인 지난 5월 27일 특별행사로 마련된 전기자동차 퍼레이드 모습. 국내외 다양한 전기차들이 총출동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는 불확실성이 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미래형 자동차, 첨단의료, 물, 스마트시티 등 기술력이 바탕이 되는 미래 산업을 통해 지역 산업의 체질을 바꾸고 있다. 민선 6기 들어 미래 산업 육성을 목표로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해 왔고 그 성과가 이제 눈앞에 나타나고 있다.

대구시는 전기자동차를 중심으로 미래형 자동차 생산·연구·주행 인프라를 구축하며 ‘미래형 자동차 선도도시’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전국 최초 전기상용차 생산 도시

시는 전국 최초 전기상용차 생산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시는 지난해 지역 농기계 생산기업인 대동공업과 르노삼성자동차, LG전자, 자동차부품연구원, 자동차안전연구원, 포스텍, 비젼디지텍 등이 참여하는 ‘대동공업 컨소시엄’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1t급 경상용 전기차 개발에 나섰다. 2019년 ‘E-파워트레인’ 시스템과 국산 부품을 장착하고 1회 충전으로 250㎞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상용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또 울산에 본사를 둔 디아이씨(DIC, 대구법인 제인모터스)가 대구국가산업단지에 4만㎡ 규모의 국내 첫 개조 전기상용차 제조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전기차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DIC의 개조 전기차 생산을 시작으로 2019년 대동공업 컨소시엄이 순수 제조 전기차까지 생산하게 되면 대구는 명실상부 전기상용차 선도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시는 최근 롯데글로벌로지스, 제인모터스와 함께 전기자동차 산업육성과 보급 확산을 위한 MOU도 체결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택배용 배송차량을 전기상용차로 바꾸는 내용의 협약인데 이를 통해 제인모터스는 전기상용차 판로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시는 ㈜대창모터스와도 미래차 기술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한다.

전기차 선도 도시를 향한 ‘인프라 확충’

시는 전기자동차 보급에도 적극적이다. 전기차 보급률이 다른 지역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지난 1월 25일 전기승용차 민간 보급을 시작한 이후 두 달여 만인 지난 3월 말에 올해 상반기 목표물량인 1500대 보급을 완료했다. 시는 올해를 전기차 보급 확산 원년으로 정하고 지난해보다 10배 많은 2000대(승용차 1500대, 화물차 500대) 보급을 목표로 정했다. 하반기에 보급할 예정인 전기화물차 500대를 제외한 전기승용차 1500대 보급을 조기에 달성한 것이다. 대구는 정부보급 물량이 대부분을 차지한 제주(7361대)를 제외하고 서울(3438대) 다음으로 보급을 많이 한 도시가 됐다. 시는 내년에 올해보다 2배 이상 많은 5000대를 보급할 계획이며 2020년까지 5만대를 보급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충전시설 219기 설치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대구 전역에 700여기의 충전시설을 확보할 계획이다. 대구환경공단은 올해 충전기를 관리하는 통합정보시스템 및 관제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며 사용자 민원을 해결하는 콜센터도 운영할 방침이다.

시는 전기이륜차 보급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그린모빌리티, ㈜KT, ㈜모아플래닛과 사물인터넷(IoT)을 이용한 소화물배송서비스 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으로 지역 업체인 그린모빌리티의 전기이륜차 발렌시아가 100대 이상 소화물 배송용으로 공급되는 등 전기이륜차 보급 확대에 청신호가 켜졌다. 시는 올해 전기이륜차 400대 보급을 목표로 잡았다.

특히 오는 11월 대구에서 전기차, 자율주행차, 수소연료자동차, 튜닝용품 등 미래 자동차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대구국제미래자동차엑스포가 열리는데 전기차 글로벌 기업 테슬라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구는 미래차 시험장

시는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자율주행 자동차 핵심기술개발사업’ 대상지역으로 선정돼 자율주행 8대 핵심부품과 자율주행 2대 서비스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2021년까지 1455억원을 투입해 핵심부품 개발, 실증 인프라와 산업 생태계 조성, 시험 도로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자율주행차량 제품 기술인증을 위해 테크노폴리스 진입도로(달서구 수목원∼달성군 현풍 구간, 15.25㎞)에 실증 도로를 구축하고 테크노폴리스와 국가산업단지, 수성의료지구 일대를 자율주행 규제 완화 구역으로 지정해 차량을 시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2030년까지 대구 전역에 자율주행 시험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시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인 르노그룹과 차량시험센터 구축을 위한 MOU도 체결했다. 대구지능형자동차부품시험장 안에 들어서는 르노 대구 차량시험센터에는 먼지터널, 특수시험 시설과 유럽형 시험 도로 등이 들어선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르노 차량의 주시험장으로 이용되는 것은 물론 앞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 거점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시와 르노, 자동차부품진흥원이 함께 투자한 이 센터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가동이 가능할 전망이다. 앞서 시와 르노그룹은 2015년 전기자동차산업 육성을 위한 MOU를 체결해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앞서 2014년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 세계 최초 기술 등을 자랑하는 ITS(지능형 교통시스템) 기반의 대구지능형자동차부품시험장이 문을 열었다. 대구 달성군 구지면 일대에 조성된 대구지능형자동차부품시험장은 부지 39만여㎡, 총 연장 3.7㎞로 20여개 시험 코스를 갖추고 있으며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이 관리하고 있다.

전기차 기업들 대구로 모인다

시는 경남에 있는 ㈜센트랄모텍·㈜엠스코와 최근 대구국가산단 입주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센트랄모텍은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자동차 기어변속 관련 신제품(볼스크류) 생산을 위한 전문공장(2만9000여㎡)을 2018년까지 대구국가산단에 건립한다. 총 투자금은 1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엠스코는 기어 등 자동차부품과 펌프부품, 밸브류 등을 생산하는 대표적인 강소기업이다. 대구국가산단 안에 1만1000여㎡ 규모의 공장을 2018년 하반기에 준공할 예정이다. 상용차에 들어가는 ‘브레이크 밸브’가 주력 생산품이어서 하반기 지역에서 생산예정인 르노자동차와 DIC의 전기화물차 생산에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시는 2020년까지 전기자동차 부품업체 110여개를 대구국가산단에 유치해 전기자동차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연구개발 협력 체계 구축과 직접주문생산 방식도 도입할 방침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20일 “대구가 꿈꾸는 미래형 자동차 중심도시에 점점 다가가고 있다”며 “시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이 마무리되면 국내를 넘어 외국에서도 대구를 미래차 선도 도시로 인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