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대표적인 멘탈 스포츠다. 잘하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죽을 쒀 우승을 헌납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18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골프장(파72·6835야드)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기아자동차 제31회 한국여자오픈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
이정은은 전날까지 5언더파로 정연주에게 2타 앞선 단독 선두를 고수했다. 1∼3라운드 모두 1위에 오르며 ‘와이어투와이어’(전 라운드 1위) 우승까지 거머쥐는 듯 했다.
그런데 이날 열린 마지막라운드에서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 전반에만 두 타를 까먹었다. 후반 첫 홀인 10번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마음을 추스르는 듯 했지만 결국 13번홀(파4)에서 대형 사고를 쳤다. 공이 헤저드에 두 번이나 빠지며 쿼드러플보기, 일명 ‘양파’를 범한 것이다. 결국 이 홀에서 무려 4타를 잃은 이정은은 순위가 공동 1위에서 6위로 추락했다. KLPGA 관계자는 “올 시즌 1위로 달리던 선수가 최종 라운드에서 양파를 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8월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마지막라운드에서 공동 1위로 시작한 고진영이 1번홀(파4)에서 양파를 범해 무너진 봐 있다.
우승은 최종합계 5언더파를 기록한 김지현(26·한화)에게 돌아갔다. 지난 주 에쓰오일(S-Oil) 챔피언십을 제패한 김지현은 올 시즌 KLPGA 투어 첫 2주 연속 우승 선수가 됐다. 또 시즌 3승으로 다승 1위에 올랐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카이도시리즈 2017 카이도 골든 V1 오픈에선 이정환이 김승혁과 연장 접전 끝에 2010년 데뷔 후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모규엽 기자
이정은, 와이어투와이어 앞두고 ‘양파’
입력 2017-06-18 19:02 수정 2017-06-18 2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