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탄 검사 1호’로 알려진 의정부지검 형사1부 양익준(37·사법연수원 39기) 검사가 2017년 상반기 모범검사로 선정됐다.
양 검사는 2010년 임용 후 일선 수사 부서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사건을 맡아 처리해 왔다. 그는 고소 후 2년 동안 지지부진했던 치매노인 상대 10억대 사기단 사건을 수사해 4명을 구속하는 등 헌신적으로 업무를 수행했다. 해당 사건은 5번이나 이송되는 등 여러 청을 떠도는 사건이었지만 양 검사 본인이 자처해 사건을 맡아 해결했다.
그는 유치원 원장들과 교재회사 대표가 공모해 교재비를 편취한 사건의 수사를 맡아 피의자 31명을 인지했고, 아내를 유기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 역시 철저히 조사해 피의자를 구속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양 검사를 가까이서 봐 온 의정부지검 장기석 형사1부장검사는 “(양 검사는) 존재 자체가 감동이다”며 “주변에 밝은 에너지를 전달하는 열정 넘치는 검사”라고 말했다. 1997년 고등학교 3학년이던 양 검사는 수능시험을 100일 앞둔 어느 날 집 안 난간에서 발을 헛디뎌 떨어지면서 하반신이 마비(척수장애 1급)됐다. 재활치료만 2년이 걸렸고 충격과 소외감으로 힘든 시간도 보냈다. 그러나 검사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결국 49회 사법시험을 통과, 검사가 됐다.
대검찰청은 양 검사 외에도 춘천지검 형사2부 안미현(37·41기) 검사와 광주지검 공안부 조광환(46·32기) 검사 역시 올해 상반기 모범검사로 선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안 검사는 경찰에 의해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피의자를 석방하고 철저한 수사지휘 등을 통해 진범을 밝혀내 구속함으로써 인권보호 및 실체적 진실 규명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조 검사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조선소 금융지원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영국 재보험사와 선박선수금환급보증에 대한 재보험을 체결한 것처럼 속여 국내 보험사들로부터 재보험료 109억원 상당을 가로챈 보험 브로커를 구속기소했다. 부산지검 재직 당시 소말리아 해적 사건을 수사해 해적에 대한 국내 최초의 사법처리 사례를 만들기도 했다.
황인호 기자
‘휠체어 탄 검사 1호’ 양익준 검사, 치매노인 사기단·유치원 교재비 수사 ‘헌신’
입력 2017-06-19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