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새끼 하고 싶은 거 다해”… ‘프듀2’ 꽃길을 향해

입력 2017-06-19 00:00
지난 17일 방송된 Mnet ‘프로듀스 101-시즌2’ 최종회에서 마지막 경연에 나선 20명의 연습생들이 다함께 무대에 올라 주제곡 ‘나야 나’ 무대를 펼쳤다. CJ E&M 제공
아이돌을 꿈꾸는 101명의 소년, 그들의 뜨거운 도전 1막이 끝났다. 2개월여간 달아오른 Mnet ‘프로듀스 101-시즌2’(이하 ‘프듀2’)의 열기는 쉽사리 가실 줄 모르고 있다. 프로그램의 인기만큼이나 바람 잘 날 없던 나날을 지나, 연습생들 앞날엔 ‘꽃길’이 열렸다.

국민 프로듀서들의 ‘픽(Pick·선택)’을 받은 상위 11명이 데뷔그룹 ‘워너원(Wanna One)’에 입성했다. 지난 17일 방송된 ‘프듀2’ 최종회에서 발표된 워너원 멤버는 강다니엘(21) 박지훈(18) 이대휘(16) 김재환(21) 옹성우(22) 박우진(18) 라이관린(16) 윤지성(26) 황민현(22) 배진영(17) 하성운(23) 등이다.

최종회 방송은 장장 3시간30분 동안 생중계됐다. 마지막 경연 무대와 데뷔멤버 11인이 공개되는 순위 발표식에 이목이 쏠린 건 당연했다. 생방송 도중 진행된 문자투표(문자 1건당 7표 환산)와 사전 온라인투표 합산 결과 누적 투표수는 무려 1612만표를 넘어섰다.

제작진의 무리한 ‘시간 끌기’ 진행은 옥에 티를 남겼다. 11명을 차례로 발표하는 데에만 무려 100분이 소요됐다. 인이어로 제작진의 디렉션을 받은 진행자 보아가 “발표하겠다”고 말한 뒤 1∼2분간 마이크를 내려놓고 멀뚱멀뚱 뜸 들이는 장면이 수차례 반복됐다.

방송 중간 11∼14위 실시간 순위를 공개한 것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문자투표에 참여하는 시청자에게 가이드라인을 준 격이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는 방송 초반부터 ‘분량 몰아주기’ 의혹을 받은 MMO(CJ E&M 산하 레이블) 소속 윤지성도 포함돼 뒷말을 낳았다.

지난 4월 7일 첫 방송된 ‘프듀2’는 크고 작은 논란 속에 화제성을 이어왔다. CJ E&M과 닐슨코리아가 집계한 콘텐츠영향력지수(CPI) 결과 9주 연속 정상을 차지했다. 최종회 시청률 또한 자체 최고 기록(5.2%·닐슨코리아 기준)을 경신하며 시즌1(4.3%)을 압도했다.

시청자의 몰입도와 충성도를 끌어올린 것이 인기 요인으로 분석된다. 실력이 부족했던 연습생들이 점차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통해 유대감을 쌓았다. 투표로 우승자가 가려지는 진행방식은 “내 새끼 내 손으로 데뷔시키겠다”는 경쟁의식을 자극했다. 팬들은 스스로를 ‘○○맘(mom)’이라 칭하며 자발적 홍보에 나섰다. 온라인 선거 운동은 물론, 지하철 역사와 버스 정류장 전광판에 “○○에게 투표해달라”는 내용의 오프라인 광고를 게재하기도 했다.

열렬한 반응은 이제 워너원 데뷔로 옮겨간다. 시즌1이 배출한 걸그룹 I.O.I(아이오아이)를 능가하는 인기를 모을 것이란 이른 관측도 나온다. 워너원 멤버 뿐 아니라 대다수의 ‘프듀2’ 출연 연습생들에게 이미 팬덤이 형성된 상황이다.

워너원은 오는 7월 1∼2일 열리는 ‘프듀2’ 파이널 콘서트 무대에 오른다. 이 공연 티켓(정가 7만7000원)은 일찌감치 매진돼 120만원대 암표까지 등장했다. 8월 초부터는 앨범 작업에 돌입한다. 이들의 데뷔 준비 모습을 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비슷한 시기 Mnet에 편성될 예정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