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원자력발전소로 시작해 40년 동안 전력을 생산해 온 고리 1호기가 19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고리 1호기 원자로가 이날 0시 ‘저온정지’ 상태가 된다고 18일 밝혔다. 평균 300도에 달하던 고리 1호기 원자로의 뜨거운 심장이 90도 안팎으로 내려가면서 기술적으로 ‘사망 선고’를 받게 되는 셈이다. 앞서 지난 9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운영변경 허가안’을 심의·의결했다. 국내에서 원전이 영구정지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71년 기공식 이후 7년 만인 78년 4월 29일 상업운전을 시작한 고리 1호기는 이미 2007년 설계수명인 30년이 만료됐다. 하지만 당시 수명 연장이 결정되면서 10년간 전력을 추가 생산해 왔다. 고리 1호기 발전량은 지난해 기준 477만㎿h로 누적발전량은 1억5358만㎿h에 달했다. 이는 부산시의 연간 소비 전력량의 34배 규모다.
영구정지에 들어간 고리 1호기는 해체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짓는 데 7년이 걸렸지만 해체에는 15년 이상 걸릴 전망이다. ‘사용후핵연료’를 냉각하는 데만 최소 5년이 걸리며 제염과 철거 등 과정을 거쳐 부지를 자연 상태로 복원하는 4단계 과정을 밟게 된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잘가라” 고리 1호기… 해체에 최소 15년
입력 2017-06-19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