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웜비어 사건 첫 언급 “정말 끔찍한 일”

입력 2017-06-18 18:10 수정 2017-06-18 21:27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지난해 3월 16일 평양에서 재판정에 출두하고 있다. 신화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서 지난 13일 혼수상태로 석방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22)를 처음 언급하며 “정말 끔찍한 일(truly terrible thing)”이라고 비판했다.

17일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쿠바와의 관계 축소 방침을 밝히는 기자회견 도중 “웜비어에게 생긴 일은 정말 끔찍한 일이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적어도 지금은 (석방이 이뤄져) 웜비어의 가족이 그의 곁에서 간호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석방을 끌어낸 외교적 성과를 내세우면서도 웜비어의 상태에 대해선 강한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도 성명을 내고 “북한은 웜비어가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 정황을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퀸타나 보고관은 “웜비어 사건은 북한 내 재소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지 못하다는 끔찍한 처지를 대변한다”면서 “웜비어가 체포 이후 영사접근 등의 조치를 받았더라면 이번 사태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빌 리처드슨 전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는 북한에 억류된 3명의 미국인과 1명의 캐나다인을 데려오기 위해 방북하겠다는 뜻을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에 전달했다.

리처드슨은 북한과 채널을 유지해온 정치인으로, 1996년 간첩 혐의로 북한에 억류됐던 26세 미국인 에번 헌지커를 석방시킨 적이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먼이 5일간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17일 중국 베이징을 거쳐 귀국길에 올랐다. 2013년과 2014년 방북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만났던 그는 이번에도 만났느냐는 질문에 “알게 될 것”이라고만 했다. 그의 방북은 다섯 번째로 이번에 북한의 남녀 농구팀을 만났으며, 김일성 생가인 만경대와 동물원 등을 방문했다. 또 김일국 북한 체육상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책 ‘거래의 기술’과 ‘윌리를 찾아라’ 등을 선물로 건넸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