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패러다임 전환] 박진섭 서울에너지공사 초대사장 “시민 누구나 전기 생산 가능”

입력 2017-06-19 18:21 수정 2017-06-20 11:37

지난해 12월 출범한 서울에너지공사는 에너지 자립도시가 되겠다는 서울시 의지가 실린 조직이다. 목동·노원 열병합발전소 관리를 담당하던 서울도시주택공사 내 집단에너지사업단의 업무를 승계해 기본 사업으로 하면서 서울시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전담한다.

환경운동가 출신인 박진섭(53·사진) 초대 사장은 지난 16일 인터뷰에서 “서울시 에너지 정책을 집행하는 기관이지만 지역과 공동체의 에너지 문제를 고민하고 사업을 개발하고 선도 모델을 만드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면서 “한마디로 시민밀착형 에너지 사업을 해보라고 만든 곳”이라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2020년까지 에너지 자립률 20% 달성’이라는 서울시 목표를 실현 가능하다고 본다. “재원이 충분히 투자되고 시민들의 의식이 바뀐다면 서울시도 20% 이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에너지공사 출범으로 서울시가 추진해온 친환경에너지 생산과 보급에 속도가 붙게 됐다. 박 시장은 “시가 산하 기관에 태양광발전 시설을 설치하라고 지시해도 그 기관에서는 인력도 없고 경험도 없기 때문에 실제로 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이제는 그 기관이 문만 열어주면 된다. 그러면 우리가 들어가서 부지 조사부터 설치까지 다 해준다”고 말했다.

서울에너지공사는 올해 태양광 10㎿를 새로 설치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시내 주차장과 공유부지, 지하철 차량기지나 지하철역 옥상, 물재생센터 등에 우선적으로 태양광발전 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강원도 삼척에서도 3㎿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부지를 찾고 있다. 60억원 넘는 건립비용은 시민펀드 등을 통해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박 사장은 “곳곳에서 태양광발전을 할 수 있는 사이트(장소)를 찾아 공개하고 시민이나 기업, 청년스타트업, 협동조합 등 누구나 태양광발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시장을 열어주는 모델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시민들은 국가가 보내주는 전기를 사용해 왔지만 앞으로는 누구나 전기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며 “태양광발전 사업자가 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덧붙였다.

공사는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하는 전기차 충전소인 ‘솔라 스테이션’을 각 자치구 공영주차장에 설치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성동구를 시작으로 구마다 한 군데씩 설치할 예정이다. 솔라 스테이션에 모아진 전기는 전기차에 충전할 수 있고, 남는 건 거래할 수도 있다.

박 사장은 “1000가구 정도 되는 공동주택 단지가 있다면 신재생에너지로만 운영하는 실험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