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후보자 처신 스스로 되짚어 봐야”

입력 2017-06-17 05:03
자유한국당 서울시당 황춘자 여성위원장(단상 앞 검은 재킷)을 비롯한 한국당 관계자들이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6일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겨냥해 “각자 직분에 맞게끔 자기를 돌아보고 국민이 바라는 게 무엇인지,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 것인지 스스로 되짚어보면 된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추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 극장에서 영화 ‘노무현입니다’를 본 뒤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안 후보자가 스스로 결단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해석될 수 있는 뉘앙스였다. 추 대표는 다만 “(청와대에 이런 입장을 전달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며 “청문회는 지켜보겠다는 것이 당대표로서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장관 후보자의 ‘결자해지’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안 후보자의 ‘몰래 혼인신고’ 전력과 여성관 논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매끄럽지 못한 음주운전 해명 등이 문재인정부 초반 개혁 드라이브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한 민주당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주말 사이 여론을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되면 당이 일방적으로 지원사격을 이어가긴 어렵다는 것이다.

안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진행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과 일부 친문(친문재인) 의원 사이에서도 안 후보자의 자진사퇴 혹은 청와대의 지명 철회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한 친문 의원은 “문재인정부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라도 안 후보자 본인의 자진사퇴나 청와대의 지명 철회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민주당 소속 일부 여성 의원들도 안 후보자 임명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청와대에 직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후보자에 대해서도 당내에서 우호적 여론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 조 후보자는 지난 5년간 문 대통령 정책자문그룹 ‘심천회’ 핵심 멤버로 활동하는 등 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도왔다. 한 당직자는 “조 후보자가 문 대통령 당선에 큰 기여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민주당 의원 중에는 친분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입각에 실패한 현역 의원들의 경계심도 일부 작용한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주말 여론이 안 후보자 및 조 후보자 거취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이번 주말까지 여론 동향을 살펴보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법사위 소속 여당 의원들도 주말 상황을 지켜본 뒤 19일쯤 입장을 정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