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6일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겨냥해 “각자 직분에 맞게끔 자기를 돌아보고 국민이 바라는 게 무엇인지,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 것인지 스스로 되짚어보면 된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추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 극장에서 영화 ‘노무현입니다’를 본 뒤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안 후보자가 스스로 결단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해석될 수 있는 뉘앙스였다. 추 대표는 다만 “(청와대에 이런 입장을 전달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며 “청문회는 지켜보겠다는 것이 당대표로서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장관 후보자의 ‘결자해지’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안 후보자의 ‘몰래 혼인신고’ 전력과 여성관 논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매끄럽지 못한 음주운전 해명 등이 문재인정부 초반 개혁 드라이브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한 민주당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주말 사이 여론을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되면 당이 일방적으로 지원사격을 이어가긴 어렵다는 것이다.
안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진행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과 일부 친문(친문재인) 의원 사이에서도 안 후보자의 자진사퇴 혹은 청와대의 지명 철회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한 친문 의원은 “문재인정부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라도 안 후보자 본인의 자진사퇴나 청와대의 지명 철회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민주당 소속 일부 여성 의원들도 안 후보자 임명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청와대에 직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후보자에 대해서도 당내에서 우호적 여론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 조 후보자는 지난 5년간 문 대통령 정책자문그룹 ‘심천회’ 핵심 멤버로 활동하는 등 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도왔다. 한 당직자는 “조 후보자가 문 대통령 당선에 큰 기여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민주당 의원 중에는 친분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입각에 실패한 현역 의원들의 경계심도 일부 작용한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주말 여론이 안 후보자 및 조 후보자 거취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이번 주말까지 여론 동향을 살펴보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법사위 소속 여당 의원들도 주말 상황을 지켜본 뒤 19일쯤 입장을 정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추미애 “후보자 처신 스스로 되짚어 봐야”
입력 2017-06-17 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