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뜻’을 강조하며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임명 의사를 밝혔지만 야당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 뜻을 나타내는 여론조사 결과를 해석하는 시각도 서로 다르다.
여당은 지난주 일부 여론조사에서 강 후보자 임명 찬성 의견이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한다. 반면 야권은 강 후보자의 자질, 도덕성, 적격 여부 등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 주목한다. 임명을 강행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강 후보자 임명 찬성 여론이 높게 나타난 것은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다. 리얼미터가 지난 9일 19세 이상 505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조사를 실시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 포인트) 강 후보자 임명 찬성은 62.1%로 나타났다. 임명 반대는 30.4%, 모름·무응답은 7.5%였다.
하지만 강 후보자가 외교부 장관으로서 적합한지를 물은 결과는 달랐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는 지난 9∼10일 19세 이상 1028명을 대상으로 장관 후보자 적합도를 평가하는 유·무선 전화조사를 실시했다. 강 후보자에 대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0% 포인트)는 ‘적합하다’ 48.1%, ‘적합하지 않다’ 35.2%, ‘잘 모름·무응답’ 16.7%였다.
강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을 설문조사한 결과는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하게 갈렸다. 한국리서치가 지난 7∼8일 19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는 ‘자질이나 도덕성을 갖췄다’는 응답이 32.9%, ‘자질이나 도덕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답변은 38.9%, ‘잘 모르겠다’는 비율은 28.2%였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임명 찬성 여론이 높다는 것을 ‘강 후보자에 대한 국민 지지가 훨씬 높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한다. 강 후보자 임명 찬성 여론에는 80%대를 유지하는 문 대통령 지지율이 반영된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16일 “강 후보자가 흠이 많지만 문재인정부의 첫 인사(人事)라는 점을 국민이 이해해 준다는 측면이 있다”며 “단순히 강 후보자 임명 강행을 지지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임명 찬성은 국민의 뜻으로 볼 수 있지만 62.1%라는 수치나 다른 여론조사 결과를 감안하면 임명 반대나 의견을 보류하는 국민을 더 설득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야당이 대선 이후 낮은 지지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야당 지지율이 높게 나타날 경우 강 후보자 임명 반대 목소리에 힘이 실릴 수 있는데 그런 여건이 마련되지 못했다는 시각이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여러 의혹을 제기하며 강 후보자 임명을 반대하는 야당이 과거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하고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국민의 뜻’ 여론조사 결과 해석도 여·야 시각차
입력 2017-06-17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