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은 한·중 경제수장, 사드 갈등 해소?

입력 2017-06-16 18:06 수정 2017-06-16 21:08

한·중 경제수장이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앉았다. 양자회담 시기만 놓고 보면 약 11개월 만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을 풀 기회가 마련된 셈이다.

김동연(사진 왼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샤오제 중국 재정부장은 16일 제주에서 개막한 제2차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연차총회에서 양자회담을 가졌다. 지난해 7월 유일호 전 부총리와 러우지웨이 전 재정부장이 면담을 진행한 이후 처음이다.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정부는 올 들어 두 차례 있었던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를 통해 양국의 재무장관급 회담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 측의 반려로 회담은 성사되지 않았다. 한류 제한 조치 등 사드 후폭풍으로 활로가 필요했던 한국 입장에선 곤혹스러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의 첫 국제회의에서는 기류가 변했다. 한국에서 열리는 회의지만 샤오제 재정부장이 중국 측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김 부총리와 샤오제 부장은 한·중 수교 25주년을 언급하며 양국의 경제협력 관계를 재확인했다. 아울러 AIIB 기반시설 투자의 중요성에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AIIB를 통한 상호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양측은 또 사드 갈등 등 다양한 경제 현안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보인다. 당초 면담은 30분으로 예정돼 있었지만 1시간 가까이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막혔던 한·중 관계가 개선될 신호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AIIB 개막식에서는 탈화석연료 시대의 상징인 ‘파리협약’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며 최근 협약 탈퇴를 선언한 미국과 대립각을 세웠다. 제주=신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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