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미래창조과학부와 논의를 거쳐 이달 말 가계 통신비 절감 대책을 최종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국정기획위는 당초 통신 기본료 일괄 폐지를 내세워 이동통신사를 강하게 압박했으나 최근에는 다소 분위기가 유연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유력한 통신비 인하방안은 현재 20%인 요금할인을 25%로 올리는 것이다. 16일 미래부와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기본료 폐지 대신 스마트폰 구입 시 받을 수 있는 20% 요금할인을 25%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본료 폐지는 이통사들의 저항이 거센데다 법적 근거가 없어서 밀어붙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유영민 미래부 장관 후보자도 최근 “통신비 인하는 대통령 공약대로 줄여 나간다는 전제 아래 기업의 협조를 얻어 추진해야 할 사항”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요금할인 폭을 높이는 건 현행법 테두리 내에서 가능한 데다 효과도 크다. 요금할인은 스마트폰 가격이 아니라 사용자의 요금제에 연동되기 때문에 비싼 요금제를 쓸수록 할인이 늘어난다. 예를 들어 SK텔레콤의 밴드 데이터 6.5G(월 5만6100원) 이용자는 매달 1만1220원을, 밴드 데이터 퍼펙트(월 6만5890원) 이용자는 1만3200원을 각각 할인받는다. 25%로 할인율이 높아지면 1만4020원과 1만6472원으로 할인 금액도 커진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요금 할인율을 30%까지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지만 현행법에서 올릴 수 있는 건 5% 포인트까지다.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은 시장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5% 범위 내에서 할인율을 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동통신 3사는 추가적인 부담이 너무 크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보조금의 경우 제조사와 이통사가 분담하지만 요금할인은 이통사가 100% 부담하기 때문이다.
미래부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으로 20% 요금할인 혜택을 받는 사용자가 1500만명에 달한다. 할인율을 5% 포인트 올릴 경우 약 5000억원의 손실이 추가 발생할 것으로 이통사들은 예상한다. 무료 와이파이 확대와 현재 요금제에서 데이터 제공량을 배 이상 늘리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LG유플러스는 2G 요금제에서 기본료를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LG유플러스의 2G 가입자는 64만명가량으로 기본료 폐지 시 840억원가량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수익성 높은 LTE 가입자에 대한 요금인하 압박을 피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LG유플러스는 “여러 가능성을 검토 중이나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가 기본료를 폐지하면 SK텔레콤, KT도 흐름을 외면하긴 어렵게 된다. SK텔레콤은 2G와 3G 가입자를 합쳐 518만명, KT는 3G 가입자 238만명을 보유하고 있어 LG유플러스보다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글=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통신요금 인하 유력 방안은 할인 20%→ 25%
입력 2017-06-17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