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이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을 연결하는 교량국가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16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제2차 연차총회에서 축사를 통해 “우리의 경제 사회적 발전 경험이 아시아 개도국들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국제 행사에 참석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축사에서 “AIIB가 추구하는 인프라 투자 방향은 우리 정부가 추구하는 경제성장 방식과도 일맥상통한다”며 지속가능 성장, 포용적 성장, 일자리 창출 등 세 가지를 인프라 투자가 지향해야 할 방향으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AIIB 연차총회 주제인 ‘지속가능한 인프라’ 개발을 위해 “한국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전체 전력의 20%까지 높일 계획”이라며 “석탄화력 발전을 줄이고 탈원전 국가로 나아가려 한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 친환경 에너지 타운 등 지속가능한 인프라 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도 소개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지속가능한 인프라 구축 경험을 AIIB 회원국들과 적극 공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남북 철도 연결을 통한 한반도 평화와 아시아 통합도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 대륙 극동 쪽 종착역에 한반도가 있다. 끊긴 경의선 철도가 치유되지 않은 한반도의 현실”이라며 “남과 북이 철도로 연결될 때 새로운 육상·해상 실크로드의 완전한 완성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한반도 평화가 아시아의 안정과 통합에 기여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진리췬 AIIB 총재와 만나서는 “AIIB의 사업이 북한 등 인프라가 부족한 동북아에도 충분한 여지가 있다”며 “그런 노력이 남북 및 동북아 평화는 물론 동북아 경제공동체에도 큰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IB는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 역내 개발은행이다. 이번 총회에는 진리췬 총재와 중국·인도 재무장관 등 80개 회원국(신규 가입 3개국 포함) 대표단과 국제기구 대표가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오전 제주도 서귀포시 무릉리의 마을기업 ‘무릉외갓집’을 방문해 주민, 관광업계 종사자들과 오찬 간담회도 진행했다. 무릉외갓집은 지역 농산물 판매, 관광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 지역 고유 관광 콘텐츠 발굴의 모범 사례로 성장하고 있는 마을기업이다. 문 대통령은 작업장에서 와이셔츠 차림으로 감귤과 오렌지 등을 바구니에 직접 옮겨 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역 주민들이 주도해 스스로 일자리와 소득을 창출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무릉외갓집 경제 모델이 인상 깊었다”며 “이런 모델의 확산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는 올 때마다 여러 꿈을 꾸게 만든다”며 “천혜의 제주를 동북아의 환경 수도로 만들고, 평화의 섬으로 만들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文 대통령 “한국, 개도국·선진국 연결 교량국가 역할 다하겠다”
입력 2017-06-16 18:03 수정 2017-06-16 2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