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지난 11일 후보자로 지명된 지 5일 만, 위조 혼인신고에 대한 언론 보도가 나온 지 하루 만이다. 문재인정부 내각 후보자 중 첫 번째 낙마자가 생긴 것이다. 안 후보자가 쏟아진 의혹들에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난 것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당연한 결정이다.
안 후보자는 이날 오후 8시40분쯤 법무부를 통해 “문재인정부의 개혁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없어 직을 내려놓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비록 물러나지만 검찰 개혁과 법무부 탈검사화는 꼭 이뤄져야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오전까지만 해도 스스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안 후보자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각종 의혹이 커지자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그는 무효 판결이 난 첫 번째 결혼신고 과정 등에 대해 “그때의 잘못을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다”며 사죄했다. 27살이던 1975년 교제하던 여성의 도장을 위조해 몰래 혼인신고를 했다가 이듬해 법원에서 혼인 무효 판결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준 것에 대해 세세한 해명보다는 사과와 반성으로 돌파를 시도한 것이다. 아들 퇴학 구명 의혹 등에 대해선 기존 해명을 되풀이했다. 마지막으로 국민의 여망인 검찰 개혁과 법무부 탈검사화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말해 자진사퇴 의사가 없음을 재차 천명했다. 하지만 9시간여 만에 생각을 바꾸고 결국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이는 묵과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불거지면서 후보직 유지가 새 정부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안 후보자의 자진 사퇴와 관련,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본인 의사를 존중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청와대는 이번에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고 차후 인선에서는 철저한 준비로 더는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일이 없길 바란다. 출범 당시 6명의 후보자 또는 내정자가 낙마한 박근혜정부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길 바란다. 검찰 개혁이란 시대적 소명이 안 후보자의 낙마로 힘을 잃어서는 안 될 것이다.
안경환 낙마에도 검찰 개혁 멈출 수 없어
입력 2017-06-16 17:27 수정 2017-06-17 0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