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에 자동차·가전 수출 ‘흐림’

입력 2017-06-15 18:17 수정 2017-06-15 21:05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한국시간으로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00∼1.25%로 0.25% 포인트 인상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P뉴시스

미국이 15일(한국 시간)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다시 인상하면서 최근 증가세를 보이던 수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자동차와 가전 분야가 해외 수요 감소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과 수출 여건의 변화’ 보고서를 통해 “금리 인상에 따라 자동차, 대형 가전 등 할부 금융에 의존하는 내구 소비재를 중심으로 해외 수요가 감소하고 가계부채 부담 증가로 소비가 위축될 경우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지난 2년간 부진을 면치 못하다 올해부터 회복세에 들어선 한국 자동차 수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일단 우리나라 수출업체들의 주력 시장인 신흥국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기조하에 신흥국으로 유입됐던 주요 선진국 자금이 금리 인상으로 유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신흥국의 금융불안 및 경기회복 지연으로 이어진다.

국내 가전·전자업계는 신흥국 시장에 소비심리 위축 분위기가 생겨 매출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일반기계도 중대형 건설 부문 중심으로 어려움이 생길 것으로 관측된다. 유가가 떨어지면 셰일가스 업체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정유·석유화학 업계는 유가 변동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사실상 달러화 강세를 의미하기 때문에 유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유가 하락이 지속될 경우 수요 감소에 따라 제품가격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마진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승한다.

다만 이번 금리 인상이 이미 수개월 전부터 예측됐기 때문에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금리 인상 이후 미국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장기적으로는 수출에 도움이 된다는 시각도 있다.

환율 변동으로 수출에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 우려로 원화는 약세를 보이는 반면 일본 엔화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 우리 기업들의 가격경쟁력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