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성욕이란 때로는 유혹에 굴복…” 안경환, 저서·기고에 발목 잡히나

입력 2017-06-15 05:01

안경환(69·사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교수 시절 쓴 저서와 기고문 등이 제 발목을 잡는 상황이 되고 있다. ‘저명한 법학자이자 인권정책 전문가’라는 장관 지명 설명과 어울리지 않는 그의 글들이 발견되면서 국회 인사청문회 때도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안 후보자는 14일 법무부를 통해 입장자료를 내고 자신의 저서 ‘남자란 무엇인가’의 ‘성(性) 인식’ 논란에 대해 “남자의 욕구와 공격성, 권력 지향성과 그에 따른 남성 지배 체제를 상세히 묘사·비판하기 위한 맥락에서 사용한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여성의 소프트 파워를 주목하며 남성 사회(문화)의 대변혁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기술한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인사청문회에서 소상히 설명하겠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1월 출간한 책에서 성매매를 하다 적발된 판사를 거론하며 “문제 된 법관의 연령이라면 대개 결혼한 지 15년 내지 20년이다. 아내는 한국의 어머니가 대부분 그러하듯 자녀교육에 몰입한 나머지 남편의 잠자리 보살핌에는 관심이 없다”고 썼다. 이어 “이런 답답한 사정이 위법과 탈선의 변명이 될 리는 없다. 다만 남자의 성욕이란 때로는 어이없이 악마의 유혹에 굴복한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은 청와대의 부실한 인사검증을 비판했다. 현 정부 인사에 대체로 우호적이던 정의당도 이날 논평을 내 “안 후보자가 성매매를 합리화하며 저열한 성인식을 드러냈다. 무척 실망스럽다”며 유감을 표했다. 반면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생의 책 중 일부를 악마적으로 발췌 편집했다”는 글을 올려 안 후보자를 옹호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