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차기 총무 선출을 위한 인선 절차가 일부 회원교단에서 시작됐다. 현 김영주 총무의 임기는 오는 11월 20일 열리는 정기총회까지다. 차기 총무는 NCCK의 추락한 위상을 회복하고 문재인 정부와 교계의 가교 역할을 감당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NCCK는 다음 달 20일 실행위원회를 열어 ‘총무 인선위원회’를 구성하고 오는 10월 19일 열리는 실행위원회에서 차기 총무를 선출할 때까지의 일정을 확정한다.
10개 회원교단 중 가장 먼저 총무후보 선정 절차에 돌입한 곳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으로 이르면 다음 달 8일 교단 산하 교회연합사업위원회 회의에서 후보를 정할 예정이다. 예장통합에서 NCCK 총무 후보로 지원 서류를 제출한 목회자는 총회 사무총장을 역임한 이홍정 목사와 해양의료선교회 총무 윤신영 목사, 안산이주민센터 대표 박천응 목사 등 3명이다.
관례상 NCCK 총무는 회원교단 중 예장통합과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가 교대로 맡아 왔다. 김 총무는 기감 소속이고 전 총무인 권오성 목사는 기장 총회 소속이어서 순번대로면 이번에는 예장통합이 총무를 낼 차례다. 예장통합이 조기에 내부 논의를 시작한 배경에는 이 같은 정서도 작용했다.
교회연합사업위원회의 한 위원은 “차기 총무 인선에 대한 교단의 관심이 무척 크다”면서 “후보 선임을 위한 논의를 일찌감치 시작한 것은 NCCK 총무에 대한 교단 내의 관심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단 밖에서는 2014년 11월 김 총무가 정년 문제에 따른 자격논란 끝에 연임에 성공한 것이 예장통합에 트라우마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당시 정영택 총회장과 임원들은 NCCK 정기총회 석상에서 항의 후 퇴장했고 예장통합은 NCCK와 행정보류 수준의 관계 단절 조치를 취했다.
예장통합의 발 빠른 행보를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 예장통합 사회봉사부 총무를 지낸 류태선 이승열 목사와 크리스챤아카데미 원장 이근복 목사 등 10명의 에큐메니컬 인사들은 지난 12일 성명을 발표하고 “3개 교단이 관례에 따라 총무를 맡더라도 이번에 예장통합이 총무가 된다는 보장이 있는 게 아니다”라며 신중론을 폈다. 이들은 “총무 후보를 결정하는 것보다 현재 NCCK가 갖고 있는 부채 규모를 파악해 대책을 세우고 에큐메니컬 운동의 난맥상을 풀기 위해 전문가 그룹 차원의 공론 장을 형성하는 게 선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NCCK 위상회복 책임질 차기총무, 예장통합서 나올까
입력 2017-06-15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