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파티, 어르신 인터뷰, 문학 로드 투어….
교육부의 자유학기제 실천 사례 연구대회에 입상한 학교들의 사례다. 한 학기 동안 자유롭게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한 자유학기제를 충실하게 보낸 사례를 발굴·확산하기 위해 마련한 연구대회 입상작 선정결과가 14일 발표됐다. 교과수업 개선 분과, 자유학기활동 분과, 학교교육과정 운영 분과로 나눠 진행됐으며, 모두 47편이 입상했다.
최우수상인 국무총리상은 대구 경서중 나혜정 교사에게 돌아갔다. 국어담당인 나 교사는 공동체 역량 함양을 수업 목표로 설정했다.
이 학교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전학 온 도시 학생과 농촌에서 자란 학생이 한 교실에서 공부하게 된 상황에 대응하려는 목적이었다. 나 교사는 토요일에 학생을 불러 모아 삼겹살 파티를 열었다. 학생끼리, 학생과 교사 사이에 소통시간을 마련하자는 취지였다. 삼겹살 파티 등은 학교 내 공동체 문제를 해결하는 소통의 장으로 활용됐다.
이 학교의 ‘메모로 프로젝트’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학생들이 조부모 혹은 주변 어르신을 인터뷰해 동영상으로 담는 내용이다. 평소 관심 있거나 남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주제를 5분짜리 동영상으로 만들어 공유하는 프로젝트다. 나 교사는 “자유학기를 통해 매시간 아이들의 빛나는 순간을 찾아주고 싶었는데, 그 과정에서 아이들의 장점을 발견하고 자연스럽게 기록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울산 화봉중 김혜영 교사는 학생이 주도하는 혁신적인 수업을 시도했다. 예를 들어 이육사 시인을 공부하기에 앞서 그의 삶을 다룬 한 방송사 드라마를 시청하게 했다. 이후 김 교사가 작성한 이육사 시인의 청포도 비평문을 읽도록 하고 토론을 붙였다. 마지막으로 이육사 시인의 딸 이옥비 선생과 직접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이옥비 선생은 김 교사의 특강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김 교사는 “문학 특강 중에 이옥비 선생에게 ‘아버님이 다시 돌아오셨다 해도 그 길을 걸어가시게 하겠습니까?’라고 질문하던 학생 모습에서 인생과 시에 대한 진지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학 로드 투어도 마련했다. 대구문학관, 대구 근대 문학길을 걷는 프로그램이다.
교육부 박춘란 차관은 “창의성 인성 다양성을 갖춘 미래사회 인재를 양성하려면 학생이 주도하는 수업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자유학기를 더욱 내실 있게 운영하고 지속적으로 확대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도농 출신 학생 소통 위해 ‘토요일 삼겹살 파티’
입력 2017-06-14 2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