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 “정윤회와 처 잘있나 물어”… 김기춘 “착각”

입력 2017-06-14 17:48 수정 2017-06-14 21:40

김기춘(78·오른쪽)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퇴임 무렵인 2015년 초쯤 최순실(61)씨의 안부를 물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김 전 비서실장은 줄곧 최씨를 모른다고 주장해 왔다. 이날도 환자복 차림으로 출석한 김 전 비서실장은 이 같은 증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 심리로 14일 열린 김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5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종(56·왼쪽) 전 문체부 2차관은 “(김 전 비서실장이) 정윤회씨와 처(妻) 잘 있느냐고 물었다”고 진술했다.

김 전 차관은 “퇴임 직전인 2015년 1∼2월쯤 체육 개혁 관련 이야기를 하다 ‘정윤회와 처 잘 있느냐’고 물어 ‘글쎄요 전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 전 비서실장은 “최순실 정윤회 부부와는 통화든 면담이든 한 번도 한 일이 없고 정유라 또한 이번 사건으로 언론에 보도돼 알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전 차관이 착각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은 이날 재판에서 김 전 비서실장과 최씨가 가까운 사이라고 추측할 만한 일들이 몇 차례 있었다고 증언했다. 김 전 차관의 증언에 따르면 2014년 4월 국회 대정부 질문 당시 정씨의 ‘공주 승마’ 의혹이 불거지자 김 전 비서실장과 최씨가 김 전 차관에게 거의 비슷한 주문을 했다. 김 전 차관은 “최씨가 전화를 걸어 ‘말도 안 되는 소리가 나오니까 해명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고 얼마 안 돼 김 전 비서실장도 ‘국회 의혹 제기에 적극 대응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김 전 비서실장은 지난해 12월 청문회에서도 최씨의 존재를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다 야당 측이 정윤회 문건을 공개하며 첫 장에 최씨 이름이 적힌 사실이 드러나자 “착각했다”며 진술을 바꾼 바 있다.

이가현 양민철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