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자동차 업체와 구글, 애플 등 IT(정보기술) 업체 간 자율주행차 경쟁이 시작됐다. 애플은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자율주행차 개발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는 양산 차량으로 자율주행 기술 테스트를 확대해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BMW와 GM은 실리콘밸리에 지사를 열고 자율주행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자율주행차 개발 사실을 시인했다. 애플이 그동안 ‘타이탄’이라는 자율주행차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는 소문은 많았지만 이를 공식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쿡은 “우리는 자율주행 시스템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자율주행차는 AI(인공지능)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아마도 가장 어려운 프로젝트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직접 자동차 생산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쿡은 “우리는 제품의 관점에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핵심 기술을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이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그는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차량공유 서비스가 미래 자동차의 3가지 방향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구글 웨이모는 자율주행 테스트 차량으로 크라이슬러 퍼시피카 600대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파이어플라이(Firefly)’로 자율주행 기술을 테스트했지만 앞으로는 시중에 출시된 상용 차량으로 확대하겠다는 뜻이다. 웨이모는 13일 자사 블로그에 “우리는 우리의 기술을 크라이슬러의 퍼시피카 미니밴에 적용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면서 “프로토타입(시제품)인 파이어플라이에 작별인사를 하려 한다”고 밝혔다.
웨이모는 대량 생산되는 차량에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하면 많은 사람이 이른 시일 내에 자율주행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웨이모는 “퍼시피카에는 가장 최신 사양의 레이더와 완전히 새로운 AI 플랫폼이 탑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퍼시피카는 파이어플라이와 달리 자율주행차가 도달할 수 있는 최고 속도로 주행이 가능하다. 파이어플라이는 최고 주행 속도가 시속 40㎞다.
미국 자동차 회사인 GM은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한 쉐보레 볼트(Bolt) 130대의 생산을 마쳤다. 차량에는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 등 자율주행에 필요한 장비들이 탑재됐다. GM은 운전자가 동승한 상태로 볼트의 자율주행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는 “GM은 현재 자율주행차를 양산할 수 있는 유일한 자동차 업체”라며 “지금 어떤 기업도 자율주행차를 양산할 수 있는 기술과 제조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 자신했다. GM은 지난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크루즈 오토메이션을 5억8100만 달러(약 6533억원)에 인수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자동차 업체·IT 기업 ‘자율차 경쟁’ 불꽃 튄다
입력 2017-06-14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