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신기루였을까. 시즌 초 잘나가던 kt 위즈가 끝 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제 꼴찌로 떨어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kt는 13일 현재 7연패 늪에 빠졌다. 한때 100패를 예상했던 꼴찌 삼성에 단 한 경기 차 앞서 있다. 15일까지 열리는 삼성전 결과에 따라 최하위가 바뀔 수 있다.
kt는 올 시즌을 앞두고 대 반전을 예고했다. 김진욱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데려오며 분위기 쇄신을 꾀했고, 젊은 선수들의 기량도 올라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범경기에서도 7승 3무 3패를 기록해 10개 팀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시즌 초에도 좋았다. 4월 8일에는 6승 1패로 단독 선두에 올랐고 16경기 만에 10승을 거두는 등 KIA 타이거즈와 2강을 형성했다. 당시 kt는 마운드의 힘으로 상위권을 유지했다. 라이언 피어밴드와 돈 로치, 고영표, 정대현, 주권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의 힘이 좋았다. 불펜도 마무리 김재윤을 중심으로 순조롭게 돌아갔다. 4월 팀 평균자책점이 4.32로 4위였다.
그런데 5월부터 믿었던 마운드가 무너졌다. kt 마운드의 팀 평균자책점은 5월에 5.71, 이달에는 6점대로 올라섰다.
토종 선발진 붕괴가 심각하다. 시즌 초 kt 영건의 선두주자로 각광받던 고영표는 이달 들어 두 경기에 나와 모두 패전을 기록하는 등 완연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정대현은 4월 초 2연승을 구가하다 이후 내리 6연패를 당했다. 지난해부터 선발요원으로 기용된 주권은 컨디션 난조로 1, 2군을 왔다 갔다 한다. 정대현과 주권의 평균자책점은 7점대에 달한다. 용병투수가 그나마 버팀목이 돼 주고 있지만 피어밴드는 지난달 말 장꼬임 증세 이후 제 컨디션이 아니다. 로치는 5월 말 팔꿈치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가 이달 초 복귀했다.
타선도 주전들의 잇단 부상으로 신음 중이나 마땅한 대체 선수가 없다. 얇은 선수진과 유망주 성장이 더딘 게 문제다. 외국인 타자 조니 모넬을 퇴출하고 멜 로하스 주니어를 영입했지만 적응 여부는 미지수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시즌을 끝까지 치러본 경험이 많지 않아 관리가 필요하다”며 “이달까지는 (팀을) 만들어 가는 시간이다. 잘 만들면 그 이후에는 승부를 걸 수 있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최근 7연패 등 끝없는 추락에 꼴찌 위기… kt, 시범경기·시즌초 성적 신기루였나
입력 2017-06-15 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