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도서 ⑥] 개신교 정체성 규정하는 교리문답서 두 권

입력 2017-06-15 00:00

교리문답은 어린이나 새 신자들에게 기독교 신앙을 가르치기 위해 문답 형태로 작성된 문서다. 초대 교회 때 세례교인을 위한 교육용으로 만든 게 효시로 종교개혁 후 급속도로 발전했다. 중세 로마가톨릭이 일반 신자를 위한 신앙 교육을 거의 하지 않았던 반면, 종교개혁 이후 교회들은 모든 성도에게 신앙 본질에 대한 교리를 가르쳤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교리문답서는 1563년 독일의 개혁파 교회가 채택한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과 1648년 발행된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이다.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복있는사람)은 총 129문답으로 돼있다. 제1부는 인간의 비참함을 다루면서 율법에 의한 죄의식을 설명한다. 제2부는 인간의 구원 문제를 설명하면서 사도신경에 따른 삼위일체, 세례와 성찬 등을 다룬다. 제3부는 감사를 주제로 십계명과 주기도문을 설명한다. 1년 52주에 맞춰 편집돼 있다.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은 법 조항처럼 경직돼 있지 않다. 서술방식이 부드럽고 인격적이다. 제1문항에서도 이를 발견할 수 있다. “사나 죽으나 당신의 유일한 위로는 무엇입니까”라고 묻고 “나는 내 것이 아니고 사나 죽으나 몸과 영혼이 나의 신실하신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것입니다.…”로 답변한다.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은 대륙의 개혁주의 신앙을 대표한다.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성약)은 장로교 교리의 정수를 드러내고 있다. 첫째 문항은 이를 명징하게 선포한다. “사람의 제일 되는 목적이 무엇입니까”에 대한 답변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하나님을 영원토록 즐거워하는 것입니다”이다. 이는 하나님 주권 사상이라는 핵심을 보여준다.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은 십계명과 주기도문 해설을 비롯해 칼뱅주의 주요 교리로 구성돼 있고 사도신경이 부록으로 수록돼 있다. 총 107문답이다. 한국 주요 장로교단은 1907년 독노회에서 이 책을 교회의 표준서로 채택했다.

신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