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9∼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청와대가 13일 밝혔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취임 후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지는 한·미 정상회담이다. 정상회담 일정은 청와대와 백악관이 동시에 발표했다. 한·미 정상은 북핵·미사일 위협 대응방안은 물론 사드(THAAD) 배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한·미 양자 간 주요 현안을 폭넓게 논의할 예정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오는 28일부터 7월 1일까지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취임 후 첫 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미국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문 대통령은 29∼30일 이틀간 백악관에서 환영만찬,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 등 트럼프 대통령과의 공식일정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정상은 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을 한층 더 발전시키기 위한 협력방향, 북핵 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위한 공동방안, 한반도 평화실현, 실질 경제협력 및 글로벌 협력 심화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미국 방문 기간 정상회담 외에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포함한 미 행정부 주요 인사들과 별도로 만날 예정이다. 미 의회와 학계 및 재계 인사들과의 회동, 재미동포 간담회도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양국의 신정부 출범 이후 한 차원 높은 한·미 관계 발전의 토대를 구축하기 위한 중요한 계기”라며 “특히 한·미 간 긴밀하고 굳건한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긴요한 시기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서울 용산 한미연합사령부를 방문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드 배치 논란을 잠재우는 한편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다. 문 대통령은 “현 시점에서 북한의 재래식 도발뿐만 아니라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억제 및 방위태세를 확고하게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면서 연합준비태세를 굳건히 유지하는 가운데 한국군의 북한 핵·미사일 방어 삼축체계를 조기에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토머스 버거슨 주한미군 부사령관, 임호영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만나 노고를 치하했다.
문 대통령은 행사 말미에 한·미동맹 구호인 “위 고 투게더”(같이 갑시다·We go together)를 영어로 세 차례 외쳤고, 미군은 우리말로 “같이 갑시다”라고 화답했다. 브룩스 사령관은 “한국 형제들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한·미의 특별한 관계는 우리 할아버지들에 의해 구축됐고,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우리는 그들의 헌신을 계승할 것”이라고 했다.
글=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
이달 29∼30일 백악관서 한·미 정상회담 갖는다
입력 2017-06-14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