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 주무부처 공정거래위원회가 진용을 갖췄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임명한 데 이어 신영선 현 부위원장도 유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재벌 개혁에 앞서 단기적으로 대리점, 가맹점, 골목상권 등의 고질적 갑의 횡포를 근절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내정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공정위원장으로 공식 취임하면 초반에 가맹점 대리점 골목상권 문제에 집중하고 싶다”면서 “단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 취임 직후 최근 가격 인상에 나선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등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불합리한 이익배분을 하는 가맹본부 등에 대한 집중 조사가 예상된다.
공정위는 이와 함께 가맹점주와 대리점주 위상 강화를 위해 이들이 가맹본부 등 대기업과의 집단교섭을 위해 공동으로 협의하는 행위의 경우 담합 예외 규정으로 적용하는 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재벌 개혁은 ‘현실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위원장 취임 직전까지는 중간금융지주회사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하지만 여당이 중간금융지주회사를 삼성 특혜라고 반대하는 상황을 감안해 반대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조직 확대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공정위는 기업집단국 신설을 계기로 인력을 10% 증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특히 기업집단국 내에 대기업을 타깃으로 하는 조사과가 포함되면서 사실상 대기업조사 조직이 부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을 보좌할 부위원장은 신 부위원장이 유임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차관(급)이 유임된 것은 임성남 외교부 1차관뿐이었다. 공정위 부위원장이 3년 임기제인데 신 부위원장은 아직 1년이 안 됐다는 점, 김 위원장이 대학교수 출신이기 때문에 공직사회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 등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김상조호 출범, 공정위 프랜차이즈 등 손보나
입력 2017-06-13 18:44 수정 2017-06-13 2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