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불편하지만 생사의 기로에 선 이웃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건 정말 멋진 일 아닌가요?”
금융결제원 고객지원실에서 일하는 김현진(43·여·사진)씨는 13일 헌혈의 기쁨을 이같이 말했다. 서른한 살에 헌혈을 시작해 12년 넘게 한 달 평균 1.5회꼴로 생명나눔을 실천해 왔다. 지금까지 모두 231차례 헌혈에 참여했다. 그는 특히 백혈병 어린이들에게 가장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90분 이상 시간이 걸리는 혈소판 헌혈을 많이 한다. 231차례 중 202회가 혈소판 헌혈이다.
혈소판은 재생불량성빈혈이나 암 백혈병 등에 걸리면 감소해 이들 환자에게는 절실하다.
김씨가 생명나눔에 적극 동참하게 된 계기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1998년 위암과 간암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을 때 수혈과 헌혈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면서다. 그때 가족이 헌혈증을 조달해야 했는데, 헌혈증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른 아픈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김씨는 1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제14회 세계 헌혈자의 날’ 기념식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는다. 복지부는 김씨를 포함한 헌혈 유공자 29명과 9개 기관에 장관상을 수여한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12년 동안 231회’ 헌혈왕 김현진씨 복지부 장관상… “헌혈, 이웃의 생명 살릴 수 있는 멋진 일”
입력 2017-06-13 2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