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이 앞다퉈 성과보수 공모펀드를 내놓고 있다. 성과보수 공모펀드는 일률적인 운용보수를 부과했던 기존 공모펀드와는 달리 목표수익률에 이르지 못하면 운용보수를 적게 받는 상품이다. 펀드를 판 뒤 낮은 수익률을 기록해도 고액 수수료를 받았던 것에 대한 고객 불만을 적극 반영한 상품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은 나란히 성과보수 공모펀드 상품을 이달 초 내놓았다. 신한은행은 ‘신한BNPP 공모주&밴드트레이딩50 성과보수증권자투자신탁’과 ‘삼성 글로벌ETF로테이션 증권투자신탁’의 2종을 판매한다. 두 상품은 각각 수익률 3%, 4%를 넘어야만 초과수익의 15%와 10%를 성과보수로 받는다. 그 이하일 경우 운용보수는 연 0.18%와 0.07%이다.
KB국민은행도 성과보수 공모펀드 3종을 출시했다. 지난 1일부터 ‘미래에셋 배당과 인컴 30성과보수 펀드’와 ‘트러스톤 정정당당 성과보수 펀드’를 팔기 시작했고, 5일부터는 ‘KB글로벌 분산투자 성과보수 펀드’를 선보였다. 이 상품도 마찬가지로 3.0∼3.5%의 기준수익률을 넘어야만 초과수익의 15∼20%를 성과보수로 운용사에 지급한다.
KEB하나은행도 지난 5일부터 ‘팔로어 전략’으로 ‘신한BNPP 공모주&밴드트레이딩50 성과보수증권자투자신탁’ 신탁상품 판매에 동참했다. 하나은행에선 목표수익률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 고객이 부담해야 하는 수수료 부담이 기존 상품보다 50%가량 낮다고 설명했다.
이번 상품들은 공모펀드 시장 활성화를 위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도입될 수 있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도 비이자 수익을 늘리는 수단의 하나로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기존 펀드보다 저렴한 운용보수를 부담하고, 초과 수익률을 달성해야만 운용보수를 추가로 부담하는 구조기 때문에 고객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코스피가 연일 상승장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선 도리어 수수료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과보수 공모펀드가 수익률이 낮을 땐 안전장치로 작용할 수 있지만 반대로 높은 수익을 기록했을 때 부담해야 할 성과보수가 기존 수수료보다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아직까진 상품 종류가 다양하지 않다는 점과 성과 보수를 부과하는 기준이 낮기 때문에 잦은 환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보완해야 할 부분으로 지적받는다.
글=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삽화=전진이 기자
수익 따라 수수료… 성과보수 펀드 대세
입력 2017-06-13 18:51 수정 2017-06-13 2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