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안종범(58·구속 기소)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또 다른 수첩 7권을 확보해 분석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건을 사실상 재수사하라고 지시한 상황에서 해당 수첩 7권은 수사의 큰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최근 기존에 확보된 안 전 수석의 수첩 56권 외에 그동안 박영수 특별검사팀이나 특수본에 제출되지 않은 수첩 7권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안 전 수석의 최측근 보좌관 김모씨로부터 사본을 제출받아 압수했다고 12일 밝혔다.
김씨는 앞서 지난해 11월 17권, 지난 1월 39권 등 총 56권의 안 전 수석 수첩을 검찰에 제출한 바 있다. 검찰은 2015년 9월 등 기존 안 전 수석 수첩에 빠진 시점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김씨 등을 추궁해 나머지 수첩을 확보했다.
이날 압수된 수첩엔 삼성이 최순실(61·구속 기소)씨 딸 정유라(21)씨 지원 명목으로 돈을 송금하는 과정에 박근혜(구속 기소) 전 대통령이 직접 개입한 정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9월 13일자 안 전 수석 수첩엔 박 전 대통령이 알려줬다는 ‘이상화’라는 이름과 그의 ‘국제전화 번호’가 메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KEB하나은행 독일 프랑크푸르트 지점장이던 이씨는 최씨의 독일 금고지기로 알려져 있다. 최씨는 바로 다음 날인 14일부터 약 1년 동안 KEB하나은행 독일 계좌를 통해 삼성으로부터 78억여원을 받았다.
검찰은 조만간 구치소에 수감 중인 안 전 수석을 소환해 이 메모가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적은 게 맞는지, 맞는다면 어떤 후속 조처를 했는지 등을 캐물을 방침이다.
메모 내용은 박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과정에 직접 개입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향후 재판에서 검찰의 박 전 대통령 뇌물죄 입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재판에선 삼성그룹이 친정부 성향의 보수단체에 후원금을 내도록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요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검찰, 안종범 수첩 7권 추가 확보… 박근혜 前 대통령 직접 개입 정황 담긴 듯
입력 2017-06-13 0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