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코 막힘과 비중격만곡증

입력 2017-06-12 20:54
정도광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원장
코 막힘은 이비인후과를 찾는 환자들이 흔히 호소하는 증상이다. 여기에는 알레르기 비염, 축농증, 비후성 비염 등 많은 질환이 숨어있다.

그런데 알레르기 비염도 축농증도 감기도 안 걸렸는데 늘 코가 막혀 힘들다는 분들이 있다. 이 경우 대부분은 코 중앙에 수직으로 위치한 칸막이 뼈인 ‘비중격’이 휘어져 생기는 ‘비중격만곡증’이 원인이다.

비중격이 휘어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외부의 충격으로 인해 휘어질 수 있고, 성장과정에서 휜, 선천적인 경우도 있다. 비중격이 휘게 되면 구부러진 쪽의 코 막힘이 심해진다.

코가 막히면 코로 숨을 쉬기가 어려워져 구강(입)호흡을 하게 돼 입 냄새가 나거나 인·후두염에 걸리기 쉽다. 수면 시 코골이와 무호흡증을 일으켜 주간 졸음, 집중력 저하, 학습능력 저하 등을 겪을 수도 있다.

이런 비중격만곡증을 계속 방치하게 되면 여러 가지 합병증을 겪게 된다. 먼저 콧속 칸막이 휘어짐이 심해져 그 보상 반응에 의해 콧구멍이 상대적으로 넓은 쪽의 코 점막이 점점 두꺼워지는 비후성 비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또 콧속 환기가 잘 안 돼 축농증이 생길 수 있다. 심한 경우 후각을 상실하는 경우도 있다.

비중격만곡증이 있는지 여부는 단순 방사선 촬영(X-ray)과 비강 내시경 검사로 쉽게 진단된다. 이후 필요에 따라 비강통기도 검사 및 CT 촬영을 통해 비중격의 휨 정도와 코 점막의 비후 및 축농증 등 합병증 발생 여부에 따라 치료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

비중격만곡증에 의한 코 막힘은 코의 구조적 이상으로 발생하는 증상이다. 따라서 치료 시 약물요법만으로는 증상 개선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휘어진 비중격을 바로잡는 수술을 해야 발병원인을 없애고 완치도 가능하다. 비염과 축농증 등 합병증이 있을 때는 먼저 약물치료를 시행해 농(고름)과 코 점막 비대를 최소화시켜놓고 비중격 교정수술을 진행하는 순서로 치료한다.

비중격만곡증은 우리나라 인구의 약 3분2가 겪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비중격이 휘었다고 해서 모두가 치료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수술은 코 막힘 등의 이상 증상이 심해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겪거나 축농증 등 합병증이 발생했을 때 필요하다.

글=정도광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원장, 삽화=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