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2030년 월드컵, 동북아 4국 공동개최 희망”

입력 2017-06-12 21:21
문재인 대통령이 “2030년 월드컵을 남북한을 포함한 동북아 국가들이 공동으로 개최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2일 청와대에서 방한 중인 지아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을 만나 “남북한을 포함한 동북아 국가들이 함께 월드컵을 개최하면 남북과 동북아 평화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동북아 지역도 유럽연합(EU)처럼 집단 안보와 경제공동체로 나아가야 하는데 축구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이런 비전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강력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 이웃 나라와 논의하셨는지 모르겠지만 필요하다면 축구를 통해 도와드리고 싶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이틀 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계획인데 시 주석 반응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2030년 월드컵 공동 개최를 공식화한 게 아니라 동북아 평화의 아이디어로 덕담 수준에서 언급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도 접견했다. 문 대통령은 아베 총리 친서를 읽은 뒤 “친서에 위안부 합의 문제도 담겨 있는데 한국 국민들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솔직한 현실”이라며 “무엇보다 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들께서 받아들이지 않고 계시다”고 말했다. 이어 “한·일 관계를 불편하게 하는 게 역사 문제다. 단숨에 해결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일본이 한국 국민의 정서를 헤아리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역사 문제는 역사 문제대로 해결하고, 다른 문제는 그것대로 발전시켜야 한다. 실용적인 접근으로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해가자”고 제안했다. 니카이 특사는 “공감한다. 함께 노력하자”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 대해선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를 위해 더 강한 압박과 제재가 필요하다는 아베 총리 말에 공감한다”면서도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야 완전한 핵 폐기에 이를 수 있다”고 대화 의지도 피력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