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내 영국 국빈방문 계획을 포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영국 국민이 환영하지 않는다면 국빈방문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통화 때 배석했다는 총리실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 방문 때 대규모 시위가 예상된다면 방문을 보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메이 총리는 이에 깜짝 놀랐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메이 총리는 지난 1월 27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동기자회견에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연내 영국 국빈방문을 요청했다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방문을 약속했다. 이후 방문 시기는 10월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총리실은 이 보도에 대해 “사적 대화 내용은 얘기하지 않겠다”면서 “영국 여왕이 방문을 요청했고 그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백악관도 “트럼프 대통령은 메이 총리를 아주 존경하고 있으며, 그런 주제는 전화 통화에서 오가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를 대놓고 지지해 논란을 부추긴 데다 최근 ‘런던 테러’ 트윗으로 영국인들의 반발을 샀다. 그는 지난 3일 런던 테러 후 사디크 칸 런던시장이 “우리는 테러리즘에 겁먹지 않을 것이다. 불안해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는 성명을 발표하자 트위터에 이틀 연속 “테러 공격에도 런던시장은 불안해 할 이유가 없다고 한다” “한심한 변명이다”고 비판했다. 이에 칸 시장은 “트럼프에게 레드카펫을 깔아줘선 안 된다”면서 영국 방문을 취소시키라고 맞받았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
인기 바닥 트럼프 “영국 국민 싫어하면 국빈방문 안한다”
입력 2017-06-12 1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