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2일 기자실을 찾았다. 송 후보자는 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인근 국방컨벤션 4층 사무실에 출근하기에 앞서 국방부를 방문했다. 한민구 장관, 서주석 차관을 만난 뒤 기자실을 찾았다. 이례적인 행보다. 이전 국방부 장관 후보자들은 장관으로 정식 임명되기 전까지 기자실을 찾지 않았다. 송 후보자는 “국민, 언론과 소통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송 후보자는 군생활에서 가장 값진 기억으로 제1차 연평해전을 꼽았다. 그는 18년 전인 1999년 6월 15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남북 함정이 충돌한 이 해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당시 2함대사령부 2전투전단장으로 1차 연평해전을 지휘했던 그는 “남북 정규군이 6·25전쟁 이후 처음으로 교전해 완승했다”며 “북한 전투력이 강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고 북한에 대한 단호한 결전 의지가 강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을 ‘북괴’라고 표현했다. 이 표현은 최근 군 내부 문서에도 잘 쓰이지 않는다. 송 후보자가 북괴 표현을 쓴 것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보수층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송 후보자는 이어 “군과 국민의 공감대 위에서 국방 개혁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송 후보자는 “해군 출신 장관이라는 언사를 쓰지 말아 달라”며 “대령 때부터 장성 때까지 합동참모본부에서 근무하며 육·해·공군 전체를 다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송 후보자가 합참 근무 경력을 강조한 것은 국방 개혁 과정에서 특정 군에 불리하게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또한 국방 개혁 과정에서 구조 개혁과 규모 축소 등의 대상이 될 육군을 의식한 발언이기도 하다. 그는 다만 “잘못된 것을 고치고, 너무 큰 것을 줄이고, 불필요한 것을 없애는 의미만의 국방 개혁을 하지는 않을 것이고, 전쟁 패러다임은 바뀌었다”며 “전장 환경과 무기체계 등 모든 것이 바뀐 만큼 새로운 군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논란 중인 사드(THAAD)에 대해서는 “복안은 있지만 북한과 주변국이 유심히 관찰하기 때문에 언급하기 어렵다”며 “청문회에서도 이 사안에 대해서는 비공개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야당 등이 제기하는 의혹은 인사청문회에서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해군참모총장 시절 해군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 근무복지단 비리를 보고받고도 묵살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보고받지 않았으며 재임 시 발생한 일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전역 후 법무법인 ‘율촌’ 고문으로 고액의 수임료를 받았다는 지적에는 “국가를 위해 국방 분야 법률 시스템 구축을 도와주기 위한 것으로, 개인 회사를 위해 일한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방위산업체 LIG넥스원 고문으로 재직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자문 역할을 했을 뿐”이라며 부적절한 행동은 없었다고 말했다. 송 후보자는 “여러 낭설이 돌던데, 저는 지금까지 국가와 군을 위해 살았다”며 의혹 해소에 자신감을 보였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사진= 김지훈 기자
송영무 “전쟁 패러다임이 변했다… ‘새로운 軍’ 고민해야”
입력 2017-06-13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