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민들이 대선에 이어 총선에서도 좌우 극단을 배제했다. 11일 발표된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와 민주운동당 연합이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변이 없는 한 18일 치러질 결선투표에서 집권의 압승이 분명해 보인다. 반대로 전 정부의 집권당이었던 사회당은 10% 안팎의 득표가 예상되고, 극우정당 국민전선 역시 약 13% 득표에 그칠 것으로 조사됐다. 행정권력에 이어 의회권력마저 극우와 극좌의 정치세력이 아닌 제3의 길을 제시한 중도세력에게 넘어가게 됐다.
집권당의 일방적 승리가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견제와 균형의 원칙에 맞지 않고, 나아가 권력독점에 따른 일방통행식 정치가 나타날 우려도 없지 않다. 그렇더라도 프랑스 국민들은 지난 50년 가까이 프랑스 정치를 양분해온 사회당과 공화당에 더 이상 나라를 맡길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집권당이 행정부와 의회를 장악함으로써 초래될 수 있는 부작용이 무능한 진보와 부패한 보수가 그간 보여준 폐해보다 차라리 낫다는 것이다.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가 “프랑스가 돌아왔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인 것도 이런 국민들 뜻에 기반하고 있다.
프랑스와 우리가 처한 상황은 비슷한 점이 많다. 정치적으로는 기존 정치에 대한 염증이 광범위하며, 경제적으로는 저성장과 높은 실업률에 시달리고 있다. 마크롱은 노동계와 재계 지도자를 대통령궁으로 초청, 노조 측에는 주 35시간의 문제점과 노동시장 유연성을 특별히 강조했다. 기업엔 고용 확대를 주문했다. 듣기 좋은 소리만 한 것이 아니라 정공법을 선택했다. 이쯤에서 우리를 돌아보면 한심하다. 새 정부 출범 한 달이 지났지만 여야는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 협치는 말뿐이고 외교는 난맥상을 노출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분노한 국민들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음을 경고한다.
[사설] 대선 이어 총선에서도 몰락한 佛 좌우 극단세력
입력 2017-06-12 1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