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010’ 착신 전환… 中 보이스피싱 조직 도운 일당 검거

입력 2017-06-12 18:09
대포폰을 개통해주고 인터넷전화 발신번호를 일반 휴대전화 번호로 둔갑시키는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해 중국 보이스피싱 범행을 도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대포폰 판매업자 김모(35)씨를 구속하고 변조 서비스 업체 대표 이모(60)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휴대전화 매장을 방문한 고객 명의로 대포폰 380여개를 개통해 이를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함께 입건된 하모(41)씨는 대포폰을 구매해 발신번호 변조 앱을 설치하고 받은 인증번호를 보이스피싱 조직에 넘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도와준 혐의(사기방조)를 받고 있다.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은 이 방식으로 국내에서 5783명을 상대로 58억3000여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알려졌다.

발신인이 인터넷전화(070)로 전화를 걸어도 일반 휴대전화 번호(010)로 표시되는 발신번호 변조 기술 때문에 피해 규모가 더 커졌다. 현행법상 발신번호를 조작하거나 그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는 금지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람들이 010으로 시작하는 전화가 오면 보이스피싱 등 범죄로 의심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했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