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2일 국회를 찾아 야당 지도부와 면담한다.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을 설명하는 시정연설 일정이지만 야당 지도부를 만나 주요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협조를 당부하려는 목적이 크다. 야권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절대 불가’ 입장을 유지하는 상황이어서 문 대통령과 야당 지도부의 만남 결과가 청문 정국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1일 “문 대통령이 시정연설 전 국회의장실에서 여야 지도부와 20분가량 티타임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직접 야당을 설득하며 내각 구성을 위한 이해를 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만찬 회동에서 “100% 흠결이 없는 사람이 없다”며 “진심으로 정성을 다해 야당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당청이 낮은 자세로 야당을 설득하는 모습을 통해 임명 관철의 명분을 쌓겠다는 전략이다.
12일에는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 논의도 예정돼 있다. 여야는 지난 9일 이를 논의하기로 했지만 야당 반대로 미뤘다. 민주당은 야권이 강경화 후보자 임명 철회를 조건으로 이들 두 후보자를 통과시켜주겠다는 연계 전략을 펴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그러나 ‘부적격 3인방’으로 지목한 김이수 강경화 김상조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김이수 김상조 후보자 인사청문 절차를 담당하는 국회 인사청문특위와 정무위 위원장 모두 한국당 소속 유기준 의원과 이진복 의원이다. 전체회의 자체가 열리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국당은 청와대가 부적격 인사의 임명을 강행할 경우 ‘일자리 추경’과 정부조직 개편안, 각종 법안 처리를 거부하며 전면전을 선포할 태세다. 한국당은 다만 국회 인준 절차를 거쳐야 하는 김이수 후보자의 경우 표결 자체는 보이콧하지 않고 본회의에 참석해 반대표를 던지기로 방침을 정했다.
캐스팅보터 역할을 해온 국민의당 기류 역시 우호적이지 않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통령이 하루빨리 (강 후보자를) 철회하든 자진사퇴시키든 하고 적격인 후임자를 발탁해 국회에 보내면 조기에 청문절차를 진행해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은 후보자 3인방에 대해 부적격 입장이지만 국회 절차는 보이콧하지 않고 참여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주말 내내 여론전으로 맞대응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전직 외교부 장관 10명이 강 후보자 임명지지 성명을 발표한 것을 언급하며 “특정 정부를 뛰어넘어 지지를 받는 통합 인사”라고 치켜세웠다. 지지성명에는 한승주·공로명·유종하 전 장관(김영삼정부), 이정빈·한승수·최성홍 전 장관(김대중정부), 윤영관·송민순 전 장관(노무현정부) 유명환·김성환 전 장관(이명박정부)이 이름을 올렸다.
글=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김이수·김상조 ‘보고서’ 채택될까… 청문정국 운명의 날
입력 2017-06-12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