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오름세가 심상찮다. 가뭄 여파로 채소와 과일 등 농산물 값이 오르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영향을 받아 달걀, 닭고기 등 축산물 가격이 앙등하고 있다. 햄버거, 라면, 탄산음료, 초콜릿 등 일상의 먹거리 가격 역시 상승했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 높아졌다. 저유가와 경기 침체 여파로 0%대에서 1%대를 오가던 물가 상승률이 올해 들어 계속 2% 안팎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년 동기 대비 5월 물가 상승률은 달걀 67.9%, 닭고기 19.1% 등 축산물이 평균 11.6% 오른 것을 비롯해 신선과일 19.7%, 수산물 7.9% 뛰었다. 특히 작황이 부진한 양파는 지난 9일 현재 20㎏당 도매가격은 2만2800원으로 작년 5월에 비해 50.3% 폭등했다.
주부들이 10만원으로 장을 보려 해도 장바구니가 가볍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국민 간식’으로 꼽히는 치킨은 시장점유율이 높은 BBQ 등이 중심이 돼 한 달 만에 또 값을 인상하면서 마리당 20000원에 이르렀다.
최근 들어 내수 소비심리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그러나 물가가 오르면서 가처분소득은 줄었다. 서민들의 소비능력이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생활물가 급등의 직격탄을 맞는 계층은 서민가계라는 점에서 물가안정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겠다.
최근의 물가 상승은 가뭄 등 자연재해에 따른 측면과 함께 정권교체기의 어수선한 틈을 노린 기습 인상과도 무관치 않다. 정부가 검찰과 국방 개혁, 적폐 청산 등에 주력하다보니 정작 민생의 기본인 밥상물가 안정에 소홀했던 탓도 크다. 정부는 우선 품목별 수급 조절에 만전을 기해야겠다. 아울러 과도한 인상이나 사재기 등 물가 동향을 불안하게 만드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J노믹스’의 핵심인 분배 개선도 물가를 잡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사설] 치솟는 물가에 시름 깊어지는 서민 살림살이
입력 2017-06-11 1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