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에 있는 홍릉동부아파트는 4개동 371가구로 구성된 작은 단지다. 이 아파트가 지난달 큰 상을 받았다. 서울시 최고의 환경 분야 상인 ‘2017 서울시 환경상’ 대상을 수상한 것이다.
홍릉동부아파트는 외관이 남다르다. 베란다에 가로 1.66m, 세로 1m 크기의 태양광 모듈이 일렬로 설치돼 있다. 서울시가 ‘원전하나줄이기’ 사업의 하나로 보급하는 태양광 미니발전소 설비다. 전체 가구 중 93% 정도가 설치를 마쳤다. 한 아파트 단지 전체가 신재생에너지를 만드는 태양광 미니발전소를 설치한 경우는 홍릉동부아파트가 처음이다.
베란다에 설치된 260W 태양광 모듈은 가정 내 콘센트에 연결돼 실시간으로 전기를 생산, 소비한다. 태양광 모듈 하나는 한 달에 양문형 냉장고의 한 달치 전기량을 생산해낸다. 홍릉동부아파트의 경우 미니발전소 설치로 가구당 한 달에 최소 7000원, 최대 1만3000원까지 전기료를 아끼게 됐다고 한다. 이 아파트가 전 가구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하게 된 이유는 설치비용을 무료로 했기 때문이다. 베란다용 태양광 모듈 비용은 63만원가량이다. 서울시에서 최대 40만원, 자치구에서 최대 10만원을 지원받는다고 해도 가구당 부담이 10만원이 넘는다.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해 주차장 임대수익, 광고게재 수입, 재활용품 판매 등으로 확보한 잉여금 6000여만원을 태양광 모듈 설치비로 지원했다.
서울시는 “홍릉동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태양광 미니발전소 설치비 부담을 해결하고 반대 주민을 설득하는 노력을 기울인 끝에 모든 입주민이 태양광 미니발전소를 설치하는 기적을 이뤘다”고 환경상 대상 선정 이유를 밝혔다.
홍릉동부아파트는 단지 안 텃밭 옆에 미니발전소 2기를 설치해 작물에 물을 주는 물탱크 모터용 전기로 사용하고 있다. 또 미니발전소가 생산한 전기로 휴대전화를 충전하는 ‘태양광 벤치’도 설치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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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12 20:45